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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서 갑자기 쓰러진 40대…군인이 심폐소생술로 살려

유영규 기자

입력 : 2023.11.30 07:58|수정 : 2023.11.30 07:58


퇴근길 지하철역에서 갑자기 쓰러진 40대 남성이 마침 근처에 있던 군 장교의 발 빠른 응급조치 덕에 목숨을 구했습니다.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3일 오후 7시 59분쯤 서울시 지하철 합정역 안에서 40대 남성 A 씨가 부인 B 씨와 함께 전철에서 내린 후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B 씨는 너무 놀라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을 때 주변에 있던 육군 56사단 소속 강태권(34) 대위가 신속하게 다가와 A 씨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습니다.

강 대위는 A 씨의 웃옷을 벗김과 동시에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B 씨에게는 A 씨의 벨트를 풀 것을, 주변 행인들에게는 119 신고를 부탁했습니다.

강 대위는 당시 상황에 대해 "옆에 있던 분이 뒤로 '쿵'하고 넘어지셔서 보니 경직된 상태로 쓰러져 있더라"며 "의식도 없었고, 호흡도 안 하길래 바로 심폐소생술을 진행했다"고 말했습ㄴ다.

A 씨는 다행히 심폐소생술 후 맥박이 돌아와 이대목동병원으로 호송 뒤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이후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편과 귀가하기 위해 합정역에서 환승 중이었던 B 씨는 "군 장교분이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 심폐소생술을 해주시곤 놀라서 울고 있는 줄도 몰랐던 나에게 괜찮다며 다독여줬다"며 "그분의 발 빠른 조치 덕분에 지금의 우리 가족이 도란도란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다. 정말 감사하다"고 강 대위에게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강 대위는 "군인들은 정기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고 있다. 군 생활을 어느 정도 하다 보니까 실습도 많이 해서 바로 대처할 수 있었다"며 "나 혼자 한 게 아니라 119에 신고해주시고, 환자를 함께 돌봐주신 시민분들이 있어서 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쓰러지신 분께서 감사의 뜻으로 제게 상품권을 보내주시겠다고 하셨는데 거절했다. 군인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환자분 상태가 괜찮은 것만으로 만족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강 대위는 과거에도 위기에 처한 노인을 구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는 2021년 9월 한 식당에서 술에 취해 쓰러진 노인을 발견하고 소방당국에 알린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는 "당시 노인분은 의식만 없었고, 호흡은 하고 있어서 곧바로 119에 신고 후 인계해드렸다"며 "그때 경험이 생각나서 이번에 더 잘 대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육군 56사단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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