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전쟁③ 사사키 쇼코 초대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장 인터뷰
"단순히 돈으로 외국인을 끌어모으는 시대는 지나갔다. 더 이상 급료 차이로 일할 나라를 선택하지 않는다."
Q. 한국과 유사한 인구 구조를 가진 일본은 앞서 2019년 4월 법무성 산하 이민청 격인 출입국 재류관리청을 신설하며 외국인 정책에 큰 변화를 줬습니다.
A. 2018년 일본 정부는 외국 인재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대한 각료 회의를 가졌습니다. 외국 인재를 담당하는 부서가 다 흩어져 있다는 문제의식이 있었고 종합 조정 기능을 수행하도록 법무성 산하 출입국재류관리청을 신설했습니다. 단순한 외국 인력에 대한 관리를 넘어서 '재류 지원'을 정부의 정책 목표로 구체화한 겁니다.
Q. 초고령 사회에 직면한 일본은 적극적으로 외국 인력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아직 이민청 설립 등 논의가 제자리걸음입니다. 노동력 부족 해결을 위해서는 이민 정책 확대보다 저출산 해결이 우선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일본은 재류관리청 설립과 관련한 어떠한 국민적 합의 혹은 논의가 있었나요.
A. 국민적 합의를 따로 본 건 아닙니다. 하지만 '중간 레벨'의 외국인력을 받아들이기 위한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다문화 공생사회'가 일본이 나아갈 길이라는 사회적 인식도 있었습니다. 이를 위한 여러 제도적인 변화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재류관리청이 신설됐습니다. 이민청 설립에 있어서 여론의 찬반 여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외국인을 앞으로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대단히 높았습니다.
Q. 외국인 정책을 통합하는 관청이 생긴 셈인데,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요.
A. 일단 정부가 일체감을 가지고 외국인 정책을 집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청을 만드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외국인 유입이 피할 수 없는 흐름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를 통합하는 기관이 설립된 것이고 앞으로도 이들을 위해 계속 변화할 것입니다.
Q. 일본은 외국인에 대해 한국보다 더 배타적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외국인 수용에 대한 특별한 변곡점이 되는 사건이 있었는지요.
A. 사회 구조가 급속히 변화한다는 것을 일본 구성원 전체가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외국인 수용에 대한 찬반 의견이 있지만 정부는 이를 정책적으로 종합해 해결 과제를 찾아가는 상황입니다.
Q. 향후 일본이 이민 사회로 거듭나기 위해서 어떤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지요.
A. 외국인과 일본인은 일단 급료가 같습니다. 이건 법으로 규정된 겁니다. 단순히 경제적인 매력 만으로 외국인을 이끌어오는 시대는 지났다는 겁니다. 외국인 노동자를 향후 일본 사회에 '얼마나 잘 적응시키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외국인 노동자가 하는 일을 그냥 단순노동이라고 치부하면 안 됩니다. 일본 사회에 이들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을 선택할지 일본을 선택할지' 고민하는 시대가 올 겁니다. 결국 외국인에 '선택받는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나라 전체가 움직여야 합니다. 급료의 차이를 넘어서 외국인으로부터 일본은 '선택받는 나라'가 될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Q. 일본이 추구하는 다문화 공생 사회는 어떤 모습인가요.
A. 2006년부터 일본 정부는 다문화 공생 사회 플랜을 추진해왔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수용과 관련해 사회 정치 및 문화적 배경이 다른 외국인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은 모든 나라가 고민이 될 것입니다. 외국인이 선택할 수 있는 매력을 지닌 국가가 되는 것이 일본이 직면한 인구 관련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것입니다. 결국 외국 인력 확보 역시 '사람이 오는 일'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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