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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 총선 앞두고 소득세 등 감세…상속세는 손 안 대

홍영재 기자

입력 : 2023.11.23 04:20|수정 : 2023.11.23 04:20


영국 보수당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감세로 기어를 변환했습니다.

제러미 헌트 장관은 22일(현지시간) 투자를 활성화하고 근로에 보상하고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면서 감세 계획을 담은 가을 예산안을 발표했습니다.

헌트 장관이 이날 의회에서 발표한 예산안에는 소득세 격인 국민보험(NI) 요율 12%에서 10%로 인하, 영세 자영업자 NI 부과 폐지, 주세 내년 8월까지 동결이 들어갔습니다.

투자 인센티브인 공장과 설비투자 세금 감면은 당초 3년 뒤 일몰 예정이었으나 영구화됩니다.

이는 현대 들어 기업 대상 세금 감면으로는 최대 규모라고 더 타임스가 전했습니다.

또 복지수당을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6.7% 올리고 국가 연금은 내년 4월부터 8.5% 인상합니다.

최저 임금 약 10% 인상과 일할 능력이 있지만 취업을 거부하면 복지혜택 일부 중단 등은 이미 발표됐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관측과 달리 상속세를 현행 40%에서 약 절반으로 낮추는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리시 수낵 총리는 이날 오전 내각 회의에서 물가 상승률이 낮아져서 감세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내년으로 예상되는 총선을 앞두고 제1야당인 노동당에 20% 포인트 이상 뒤지는 상황이 계속되자 감세로 보수당 전통 지지자들을 공략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떨어지며 여력도 조금 생겼습니다.

수낵 총리와 헌트 장관은 그동안 보수당 내 감세 압박에도 단호한 입장이었습니다.

예산책임청(OBR)은 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연 4.6%에서 내년 말 연 2.8%로 떨어질 것으로 봤습니다.

그러나 이는 올해 3월에 내놓은 내년 연평균 전망치 0.9%보다 훨씬 높습니다.

예산책임청은 경제 성장률을 올해 0.6%, 내년 0.7%, 내후년 1.4%로 내다봤습니다.

3월에 내놓은 내년 성장률 전망은 1.8%로 더 높았습니다.

예산책임청은 이번 감세에도 불구하고 전체 조세 부담이 5년간 계속 커져서 2차 대전 이후 최대인 국내총생산(GDP)의 38%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예산책임청은 재정 여유분이 270억 파운드(44조 원)인데 이번 감세와 지출 확대에 다 들어갔다고 말했습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예비내각 레이철 리브스 재무 장관은 "보수당 집권 13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경제가 돌아가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베스텍의 영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필립 쇼는 "감세가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해서 금리 인상을 촉발할 것이라고 보는 건 지나칠 수 있지만 잠재적으로 금리인하 시점을 늦출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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