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스프] 빚투' 수렁에 빠진 2030…미래보다 현재 가치를 높게 평가해서 그렇다?

심영구 기자

입력 : 2023.11.17 13:00|수정 : 2023.11.17 13:00

[복면제보] 빚투 실패 후 또다시 빚투하고 싶은 20대의 고민 (글 : 윤단비 작가)


스프 복면제보
〈복면제보〉, 이번에는 사회적 고민을 제보합니다.
 

저는 3년 차 직장인입니다. 월급은 250만 원 정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빚이 7천만 원이 넘습니다. 작년에 회사 친구가 코인으로 1억 넘게 버는 걸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마이너스 통장으로 대출받아 5천 만 원을 투자했습니다.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대출 이자에 월세와 생활비까지... 월급을 모아선 전세자금 마련도 어려울 거 같은데요. 다시 한 번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고 싶습니다. 아직 20대니까 괜찮지 않을까요?
 

이 궁금증을 오찬호 사회학자 겸 작가와 행동심리학자 김태훈 교수와 함께 고민해 봤습니다.

스프 복면제보스프 복면제보

그들의 '빚투' 이유 : 현재가 더 가치 있다고 하는 '시간 할인(Temporal Discounting)'

김태훈|행동심리학자

빚을 내서라도 투자하려는 이유, 우리나라 경제 상황은 예측이 어려워요. 사회가 불안정하고 역동적이죠. 예를 들어 당신이 받을 돈이 있는데 현재 받으면 5만 원을 받을 수 있고, 내년에 받게 되면 6만 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 5만 원을 받겠어요? 내년에 6만 원을 받겠어요? 이자율로 따지면 20%나 되죠. MZ세대들은 '현재 받을 수 있는 5만 원'을 선택합니다. 현재 가치가 더 크고 미래엔 그 가치가 줄어든다고 생각하죠. 인간은 미래 가치에 대해 많이 할인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바로 '시간 할인 현상'이에요.

스프 복면제보
김태훈|행동심리학자

시간 할인 현상은 미래가 충분히 예측되면 줄어듭니다. 미래에 6만 원의 가치가 유지되거나 더 높아질 거라는 예측이 가능하면 시간 할인 현상이 줄어들어 사람들은 내년에 받을 6만 원을 택하게 되는 거죠. '시간 할인 현상'은 나 자신에게도 적용돼요. 내가 여유가 많아서 미래에 대한 예측이 중요치 않다면 돈의 가치는 현재나 미래나 비슷합니다. 그래서 부자들이 장기 투자를 많이 하는 거죠.
 

현재 가치를 높게 평가할수록 눈앞의 투자에 더 적극적

김태훈|행동심리학자

사회에 나가보니 모든 것에 다 주인이 있어요. 부동산 특히 땅도 그렇고요. 심지어는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저 산도 주인이 있어?', '응, 주인이 있대.', '아, 그래? 그럼 내가 가질 수 있는 건 뭐야?' 그런 질문을 던지겠죠. 박탈감은 굉장히 클 거라고 생각하고요.

내가 월급을 모아서 서울에 어떤 집을 사는 데 몇 년 걸린다. 그게 뭐 십몇 년 이러면 투자해 볼 만한 일이지만 지금부터 40년이 넘는다고 하면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거예요. 그러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걸 위해서 투자를 한다? 이건 바보 같은 짓이죠.

당장 뭐라도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그러면 투자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할 거예요. 그래서 요즘은 이제 부동산만 투자하는 게 아니라 주식, 코인 심지어 미술품 같은 것도 투자를 합니다. 핵심은 뭐냐면 나도 투자할 거리가 필요하고 그런 것들을 찾고 있다는 거죠.
 

행복 경험하는 법을 잘 아는 2030, 플렉스 하며 행복을 느낀다

스프 복면제보
김태훈|행동심리학자

우리나라에서는 꽤 오랜 시간 동안 무언가 열심히 해서 수십 년 후에 보상처럼 행복감을 얻어야 된다고 착각해 왔어요. 근데 아니에요. 심리학 연구를 자세히 살펴보면 행복은 그 순간순간 느끼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2030 세대는 사실은 행복을 경험하는 걸 어찌 보면 더 잘 알고 있는 겁니다. 현재 가치가 훨씬 중요하고요. '나는 지금을 즐긴다. 지금의 행복감들을 쌓아나가겠다.' 이렇게 되는 거죠.

예전에는 개인의 경험에 대해서 가치를 크게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순간 하고 있는 경험이 미래를 위한 투자가 돼야 한다라고 해석을 했던 거죠. 근데 지금은 지금 이 순간 하고 있는 경험이 나한테 그만큼의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러면 '1년에 한 번인데 좀 즐기지 뭐~' 하고 한우 오마카세 이런 데 가는 거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더 깊고 인사이트 넘치는 이야기는 스브스프리미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