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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말살' 박차 가하는 이스라엘…가자시티 턱밑까지 압박

김영아 기자

입력 : 2023.11.02 12:08|수정 : 2023.11.02 12:08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시티를 둘러싼 이스라엘군이 빠르게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습니다.

시내 중심부와 하마스 땅굴 네트워크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시가전을 벌이는 대신, 사방에서 소규모 침투를 거듭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모양새입니다.

가자지구 내 작전을 지휘 중인 이스라엘군 162사단장 이치크 코헨 준장은 현지시간 1일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지금 가자시티 입구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이 지상전에 투입된 병력의 정확한 위치를 공개한 건 처음입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도 "지상전이 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면서 정밀한 정보에 따른 육해공 합동 공격으로 하마스 방어 전선을 무너뜨렸다고 자평했습니다.

아랍 지역 언론사인 알아라비야 방송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겨냥해 5개 방면에서 공세를 펼치고 있다면서 북부 일대와 베이트하논 국경검문소 부근에서 격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가자시티 내의 하마스 군사시설과 함께 주요 인사들을 겨냥한 표적 공습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7일부터 이달 1일 아침까지 가자지구내 목표물 1만 1천개소를 타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목숨을 잃는 민간인들도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현재까지 8천796명이 공습 등에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가자지구 이틀 연속 난민촌 맹폭
이스라엘군(IDF)은 이틀 연속 가자시티 북쪽 자발리아 난민촌을 공습했습니다.

IDF는 현지시간 지난달 31일 자발리아 지하의 하마스 지휘소와 땅굴 네트워크를 공습해 가자지구 북부 전역을 담당하던 하마스 지휘관 이브라힘 비아리를 사살했다고 밝혔습니다.

하가리 대변인은 해당 지역에 민간인이 있고 공습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서도 이브라힘은 합법적인 군사 목표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로 인해 수백 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볼리비아가 이스라엘과의 단교를 선언하고 요르단, 콜롬비아, 칠레가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하는 등 외교적 역풍이 불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1일 이 지역을 다시 폭격해 하마스 대전차 미사일 부대 수장 무함마드 아사르를 제거했다고 밝혔습니다.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정부는 이틀간의 공습으로 자발리아 지역에서 최소 195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으며 120명이 여전히 잔해 속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부상자는 최소 777명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는 테러 기반시설을 의도적으로 민간 건물 아래와 주변, 내부에 건설함으로써 가자의 민간인을 고의로 위험하게 했다"고 반박했습니다.

국제법상 무장세력에 의해 사용된다면 민간 시설도 합법적 군사 목표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엔 인권 당국자들은 이런 공격이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자발리아 난민촌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이번 공습은 민간인 살상을 최대한 피하려던 과거와는 매우 다른 모습입니다.

이스라엘 공군은 그동안 민간인과 무장세력을 구분하기 힘든 지역에서 공습을 할 때는 통상 '루프노킹'이라고 불리는 사전 경고를 실시했습니다.

폭발물이 실리지 않은 훈련탄이나 저강도 탄두를 먼저 떨어뜨려 주변의 민간인들이 몸을 피할 시간을 줬던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자발리아 난민촌에 대한 공습 과정에선 어떤 형태의 사전 경고도 없었습니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삼는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반면, 하마스 측은 민간인을 방패로 삼는다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합니다.

(사진=이스라엘군 텔레그램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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