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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소년 도박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학생 10명 가운데 4명은 도박 경험이 있고, 불법 온라인 도박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다는 학생이 19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연속보도를 통해 청소년 도박 중독의 실태와 그 대안을 짚어보려 합니다.
오늘(1일) 그 첫 순서로 박서경 기자가 도박에 중독됐던 학생 가족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50대 A 씨는 평일 아침, 출근 대신 아들과 정신병원으로 향합니다.
고등학교 1학년 아들의 도박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서입니다.
중1 때부터 3년 동안 불법 온라인 도박에 쓴 돈이 5천만 원이 넘습니다.
[A 씨/도박 중독 경험 학생 아버지 : 사다리 게임·달팽이 막 이런 것들이 우리가 인터넷상에서 할 수 있는 게임, 굉장히 충격이었죠. 금전이 오고 간 거.]
아들의 도박을 멈추기 위해 A 씨는 경찰 신고는 물론 불법 사이트 운영자에게 직접 연락해 접속을 막아 달라고까지 사정했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중고 물품 사기 범죄까지 저질렀습니다.
도박 충동을 못 이길 때면 벽을 부수거나 소리를 질렀습니다.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했던 A 씨를 붙잡은 건 아들의 편지였습니다.
[A 씨/도박 중독 경험 학생 아버지 : 저도 아버지랑 다시 옛날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저도 이겨내고 싶어요. 아빠 도와주세요. 울었죠, 제가. 지금도 좀 울컥해지는데.]
A 씨 가족만의 일이 아닙니다.
전국 초중고 학생들 1만 8천여 명에게 물었더니 10명 중 4명이 도박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B 군/도박 중독 경험 학생 : 계속하는 애들은 (반에) 거의 7~8명은 (있어요.) 반에 남자애들 절반 이상은 계속하는 것 같아요.]
도박에 쓰는 자금도 상상을 초월합니다.
[C 군/도박 중독 경험 학생 : 제가 한 달에 1억 6천까지 땄어요. 1억 6천을 따고 이제 1억 2천을 잃었어요.]
또래 사이 전파력이 크고 말하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어 수치에 잡히지 않는 인원이 더 많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박기덕, CG : 손승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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