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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해주신 이재명 대표님"…윤 대통령, 민주당 먼저 호명하며 예우

유영규 기자

입력 : 2023.10.31 13:03|수정 : 2023.10.31 13:03


▲ 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김진표 국회의장님. 김영주·정우택 부의장님. 또 함께해주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님. 이정미 정의당 대표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님…"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31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을 이같이 시작했습니다.

통상 여야 순으로 호명하는 정치권의 관례를 깬 것입니다.

윤 대통령은 이후에도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님.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님. 그리고 여야 의원 여러분"이라며 민주당과 국민의힘 순으로 원내대표를 호명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시정연설에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김진표 국회의장님과 의원 여러분"으로 연설을 시작했던 장면과 대비됩니다.

당시에는 민주당이 야권에 대한 전방위 수사·감사 등에 반발해 시정연설 자체를 '보이콧'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오늘 연설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자리를 채웠습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야와 함께 경제 복합위기 등을 타개하고 안보 불안을 극복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대표를 직접 거명하며 인사를 건넨 것도 다소 생소한 모습이었습니다.

양측은 지난해 5월 새 정부 출범 이후 공식 행사에서 몇 차례 조우한 적은 있지만,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거론하며 인사말을 한 적은 없었습니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이 예산 정국을 앞두고 거대 야당의 수장인 이 대표의 협력을 얻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윤 대통령은 본회의장에 입장하면서도 야권을 향한 협조 제스처를 취했습니다.

먼저 맨 뒷줄에 있던 민주당 홍 원내대표와 이 대표의 순서로 악수했습니다.

의석에 앉아있던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다가오자 일어선 뒤 웃으며 악수했습니다.

시장연설에 앞서 진행된 사전환담에 이은 두 번째 악수였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후 연단으로 이동하면서도 통로 쪽 의석에 앉아있던 민주당 의원들 위주로 악수했습니다.

윤 대통령 입장과 함께 기립 박수를 보내던 국민의힘 의원들과 달리 민주당 의원들은 손뼉을 치지 않고 착석한 상황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이 먼저 손을 건네자 상당수 민주당 의원은 일어나 악수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연금개혁·노동개혁·교육개혁을 위해 의원님들의 깊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 "정부가 마련한 예산안이 차질 없이 집행되도록 국회의 적극적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 등 발언으로 국회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연설 중에 따로 박수를 보내지는 않았습니다.

연설을 마친 윤 대통령은 단상에서 내려와 6분가량 여야 의원들과 다시 악수했습니다.

야당 의원들은 자리에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었고, 여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 퇴장 전까지 박수를 이어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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