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 리포트 - 정의당·장혜영 의원 편
장혜영 의원
(현재 지도부는) '읽씹' 상태에 가까운 거죠.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 결과가 나오고 나서 당일에는 '선거를 패배로 규정하고 대표의 책임이다'라는 메시지까지는 나왔는데, 그러면 '그다음에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표의 명확한 메시지는 사실 아직까지 없는 상태예요. 이제는 당이 정말 어디로 갈 건지를 놓고 토론을 해야 되는 상황인데, 이 끝장토론 자체를 대표가 회피하고 있는 거 아닌가 (싶죠).
(토론을) 한다면 선거에 대한 패배의 책임도 져야 하고, 또 앞으로 당적인 논의를 추진할 역량과 의지가 없다면 이런 대표는 사퇴하고 그다음을 논의를 할 수 있게 공간을 열어주는 게 맞다(고 봐요). 이런 주장을 '세 번째 권력'에서도 했고, 대안신당 모임 박원석 의원 등이 주축이신 모임에서도 했고, 또 청년정의당의 대표가 사퇴를 하면서 기자회견을 했죠.
장혜영 의원
저는 21대 총선 직전에 연동형 비례제가 통과가 되고 나서 들어왔거든요. 그때 제가 생각했었던 정의당은 약간 경직되어 있기는 해도 그래도 뭔가 앞으로 치고 나아가려고 하는 힘이 있는 상태였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까 최대한의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으다)' 상태였던 거예요.
정치라는 게 두 가지의 힘으로 가잖아요. 하나는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마음, 열망인 거고 다른 하나는 권력에 대한 의지, 그걸 내가 가질 수 있다는 비전. 이거 두 개로 가는 건데 첫 번째 걸로 굉장히 오랫동안 버텨왔다고 생각해요. 그때 (당시) 비례대표 리스트를 보면 진보 정치에서 '오랫동안 헌신했다' 하는 사람들 이름이 다 있었거든요. 근데 그 기획이 위성정당 등으로 좌절이 되면서 너무나 큰 절망과 실망을 했죠.
게다가 갑자기 오랫동안 같이 했던 동지들은 아니고 웬 굴러온 돌들이 1번 2번 받아서 의원 되고 이러는 걸 보면서 새롭게, 어떻게 다시 우리 스스로를 정비해서 권력에 도전하고 세상을 바꿔볼 건지에 대해서 방향성을 갖지 못하고 계속 그 상실과 절망감 속에서 관성으로 온 3년이었다(고 봐요). 그래서 사람들이 지금 너무 지쳐 있어요. 이게 지금 제가 느끼는 정의당의 한계예요.
윤태곤 실장
(20년간 진보정당에 대한) 제 개인 경험은, 처음에는 응원하고, 힘 보태고, 기자인데도 막 몰래 '다른 의원 다른 당이 이런다더라' 알려주기도 하고 그러다가 한 10년간은 제가 막 되게 늘 날카로운 비판자였어요. 그리고 요즘은 '힘들지' (위로하는 자세가 됐어요).
저는 정의당을 바라보는 눈이 낮아졌다고 생각해요. 정의당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처음에는) '응원하고 싶고 같이 하고 싶고' 그러다가 '똑바로 못해'라고 화도 내고, 신경질도 내죠. 그래도 후원도 하고 표도 찍다가 이제는 '그래 뭐 열심히 하는 (의원들) 분들 (있지만) 나하고는 상관없어' 그런 3단계 큰 과정을 거쳐 왔죠. 더 강할 때는 진보의 대표성과 제3세력의 대표성이 결합돼 있었잖아요. 근데 지금은 진보의 대표성도 없고, 제3세력의 대표성도 그런 상황인 거죠.
박성민 대표
진보정당 그러면 민주노동당부터 기억들 하실 거예요. 저는 그보다 좀 윗세대이기 때문에 88년 이후에 민중당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어요. 합법적 정치 공간에 들어오기로 결의하고 만들어진 게 민중당이고, 민중당 당시까지만 해도 지금 정의당이나 이런 사람들이 걱정하듯이 정당에 대한 투표가 없었어요.
그러다가 2004년에 와서 진보정당이 10석이나 했잖아요. 이 10석의 의미는 굉장히 컸는데 노회찬, 심상정 이런 스타 정치인들도 있었지만 그 뒤에 쭉 걸어온 길을 보면 어떤 그분들이 걸어왔던 한계, 민주 VS 반민주라고 하는 옛날 한계 안에 갇혀 있었던 거 (아닌가 하고 봐요). 그럼 적어도 2017년 이후에 탄핵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됐을 때 '민주 VS 반민주 시대는 끝났다'라고 선언해야 되는데, 여전히 민주 VS 반민주 시대 안에 있는 분들이 당을 주도하다 보니까 (한계에 갇혀 있었다고 보죠). 민주 VS 반민주 되면 본류를 찍지 왜 정의당을 찍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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