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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째 투병' 70대 기초생활수급자, 전 재산과 같은 2천만 원 기부

김성화

입력 : 2023.10.19 11:05|수정 : 2023.10.19 11:33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원을 받아왔는데 신장 투석을 하면서 저도 이제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7년째 병마와 싸우고 있는 70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2천만 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했습니다.

녹록 않은 형편 속에서도 푼푼이 모은 2천만 원을 선뜻 기부한 주인공은 충남 천안에 사는 72살의 최국환 씨.

기부금 2천만 원을 전달하는 최국환 씨(왼쪽 2번째)와 박상돈 천안시장(왼쪽 3번째).
18일 천안시에 따르면 동남구 신안동에 거주하는 최 씨는 이날 2천만 원이라는 거금을 천안시복지재단에 전달했습니다.

최 씨는 2017년 천안시로 이사를 온 직후 말기신부전증을 진단받았습니다.

가족도 없이 홀로 폐지를 수거하며 근근이 생활을 이어온 그로서는 막대한 치료비도 당장의 생계도 막막한 상황이었습니다.

최 씨의 안타까운 상황을 알게 된 천안시는 그를 기초수급자로 지정해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게 하고 기초연금과 장애인 연금까지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매달 100만 원 남짓의 지원 속에 최 씨는 신장 투석 등 치료를 7년째 무사히 받고 있습니다.

그는 "국가로부터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할 때"라면서 "그동안 가족도 없이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원받아 왔는데 최근 신장 투석을 하면서 나도 이제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에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처럼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뜻깊게 써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최 씨의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2천만 원은 그가 경제활동 당시 모은 돈과 그동안 정부와 시로부터 지원받은 금액에서 매달 일정 부분을 모은 것입니다.

시는 최 씨의 의사에 따라 기부금을 신안동 행복키움지원단을 통해 취약계층 지원 사업비로 사용할 방침입니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어려운 이웃이 또 다른 어려운 이웃을 돕는 뜻깊은 기부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소중한 성금이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천안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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