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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변 감 몰래 따면 절도" 영동 명물 '감 가로수' 수난

유영규 기자

입력 : 2023.10.19 10:01|수정 : 2023.10.19 10:01


▲ 영동읍 시가지

충북 영동은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감 생산지이자 '명물'인 감나무 가로수길로 유명합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시가지와 외곽의 도로를 따라 빼곡히 늘어선 감 가로수에 어른 주먹 크기의 연주황빛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장관을 이룹니다.

1970년대부터 조성된 이 지역 감 가로수는 식재 구간만 164㎞, 나무 수는 2만 3천여 그루에 달한다고 영동군은 오늘(19일) 밝혔습니다.

군은 2004년 '가로수 조성·관리 조례'를 제정해 시가지의 경우 인근 주민에게 가로수를 돌보도록 하고 있습니다.

나무마다 관리자를 지정한 뒤 일련번호, 식재연도, 관리자 연락처 등을 적은 푯말도 설치했습니다.

그러나 외곽지역 가로수는 관리자가 따로 없습니다.

영동군이 기간제근로자를 고용해 나무를 돌보면서 절기상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 무렵 감을 수확해 군청 세외수입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영동 감 가로수
올해는 다음 주부터 감 수확에 나설 예정인데, 최근 들어 탐스럽게 익은 감을 몰래 따 가는 사례가 이어져 영동군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인적 뜸한 외곽도로나 심야에 가로수 감 수난이 이어지자 군은 3개조 16명의 기동순찰대를 편성, 취약지를 중심으로 24시간 순찰에 나선 상황입니다.

영동군청 산림과 안성섭 주무관은 "지난 한 주간 몰래 가로수 감을 따다가 적발돼 압수된 감만 40㎏이 넘는다"며 "풍성해야 할 감 가로수가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에 의해 수난당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호기심이나 재미 삼아 몇 개 안 되는 감을 땄더라도 법적으로는 엄연한 절도죄에 해당한다"며 "우리 지역의 자산이자 상징인 가로수 감을 눈으로만 감상해 달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영동군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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