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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는 오상욱 선수가 아시안 게임 4회 연속 금메달을 노렸던 구본길 선수를 꺾고 정상에 섰습니다. 지난 대회 결승에서도 맞붙었던 두 선수는 서로 축하하고 또 미안해하며 진한 동료애를 보여줬습니다.
이어서 이정찬 기자입니다.
<기자>
구본길과 오상욱은 5년 전, 자카르타 대회 결승전에서 멋진 승부, 그 이상의 우정을 선보였습니다.
구본길은 개인전 3연패 위업을 달성하고도 후배 오상욱의 병역 혜택을 가로막았다는 미안함에 웃지 못했고,
[구본길/펜싱 사브르 국가대표 (2018년) : 인생의 모든 걸 쏟아부어서 후배에게 더 좋은 길을 열어주고 싶습니다.]
오상욱은 오히려 선배를 위로했습니다.
[오상욱/펜싱 사브르 국가대표 (2018년) : 형이 굉장히 미안해하는 것 같은데 괜찮다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오늘(25일)도, 똑같은 대진으로 결승 피스트 위에 마주 선 둘은 또 한 번 선의의 경쟁을 펼쳤습니다.
팽팽하던 승부는 중반 이후 오상욱이 잇따라 득점에 성공하며 급격히 기울었습니다.
오상욱이 우승을 결정지은 순간, 5년 전과 닮은 듯 다른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구본길의 개인전 4연패를 저지한 오상욱은 이기고도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고,
[오상욱/펜싱 사브르 국가대표 :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 이기고 나니까 그때 형이 왜 울었는지 이해할 것 같고요.]
구본길은 오상욱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해줬습니다.
[구본길/펜싱 사브르 국가대표 : 솔직히 좀 후련해요. 뭐 아쉽다기보다는 상욱이가 우승했고, 좀 기뻐요. 도전한 자체만으로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승부를 떠나 진한 우정을 재확인한 구본길과 오상욱은 사흘 뒤 단체전에서는 다시 힘을 합쳐 3회 연속 우승에 도전합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