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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금융 디폴트 우려 고조…신탁회사 중룽, 수십 건 연체

김영아 기자

입력 : 2023.08.16 17:17|수정 : 2023.08.16 17:17


▲ 중국 아파트 건설 현장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이 채무불이행에 몰린 가운데 중국의 대표적 부동산신탁회사인 중룽 국제신탁의 자금 상황도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중룽국제신탁 이사회 서기인 왕창이 이번 주 초 회의에서 투자자들에게 지난 8일 만기가 된 여러 상품에 대해 현금 지급을 못 했으며 지난달 하순 이후 지급이 연기된 상품이 이미 10개가 넘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소식통 중 한 명은 적어도 30개 상품에 대한 지급이 연체됐으며 중룽 측은 일부 단기 상품에 대한 상환도 보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중룽국제신탁은 부유층과 기업 고객의 저축을 모아 부동산, 주식, 채권 상품에 투자하는 회사로 약 3천880조 원 규모의 중국 신탁산업에서 큰 회사 중 하나입니다.

데이터 제공업체 유즈 트러스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만기가 되는 고수익 상품 270개를 보유하고 있는데 전체 규모가 7조 2천억 원에 달합니다.

이번 지급 연기 사태는 이 회사의 2대 주주인 자산관리회사 중즈그룹의 유동성 위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룽국제신탁의 연체 증가는 약 184조 원의 자산을 관리하는 중즈그룹의 위기가 깊다는 신호"라며 "악전고투 중인 중국 그림자 은행의 어려움이 알려진 것보다 깊다는 점을 드러낸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림자 금융시스템은 전통적인 은행과 달리 엄격한 규제를 받지 않는 비은행 금융기관들을 가리킵니다.

은행 규제 당국은 중즈그룹의 위험도를 조사하는 등 중국 당국도 이미 태스크포스를 꾸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에서는 현재 중룽신탁 외에도 중신, 중성, 우광신탁, 광다신탁 등 주요 신탁회사들도 지난해 말부터 원금·이자 지급에 어려움을 겪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금융권에서는 상당수 신탁회사가 긴급 대응에 들어갔다는 소문도 확산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위기는 비구이위안의 채무불이행 우려가 고조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졌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비구이위안의 총부채는 약 255조 원에 이릅니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약 4천800억 원 규모의 비구이위안 달러 채권을 보유하고 있고, 알리안츠가 보유한 채권 규모도 약 4천150억 원에 달합니다.

또 피델리티인터내셔널, HSBC홀딩스, 나인티원UK, 아폴로자산운용, JP모건체이스 등도 비구이위안의 채권자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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