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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피해 막았다" 부산 요양병원 불, 베테랑 요양보호사가 진화

조제행 기자

입력 : 2023.08.03 15:51|수정 : 2023.08.03 15:51


▲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난 욕실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불이 났지만 60대 요양보호사가 침착하게 불을 끄면서 큰 피해를 막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늘(3일)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28분쯤 부산 부산진구 한 요양병원 1층 욕실에서 불이 났습니다.

빨래 건조용 온풍기와 욕실 온수기 전원을 연결해놓은 벽면 콘센트 쪽에서 불이 시작됐습니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당시 근무하고 있던 63세 여성 요양보호사 오 모 씨가 가장 먼저 화재를 목격했습니다.

한 입원환자로부터 '욕실에서 타는 냄새가 나는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오 씨가 욕실로 들어가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요양병원 관계자는 "오 씨가 욕실에 가보니 벽면 콘센트 쪽에서 연기가 나고 있었고, 그러다가 갑자기 불이 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 씨는 원무실에 이런 상황을 알려 119에 신고하도록 하고, 환자를 대피하도록 조치한 뒤 간호조무사와 함께 이불을 들고 불을 끄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진화가 여의치 않자 주변에 있던 분말소화기를 들고 재차 진화에 나섰고 4분여 만에 불을 끄는 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 씨가 진화하는 사이 다른 직원들도 신속하게 움직여 1층 환자 9명을 밖으로 대피시킨 상태였습니다.

요양병원 관계자는 "요양보호사가 불을 신속하게 끄면서 연기가 욕실 밖으로는 거의 나가지 않아 다른 층 환자들의 대피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요양병원은 9층짜리 건물로 환자가 100여 명가량 입원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 씨가 침착하게 대응한 데는 평소 화재 대비 훈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부산소방본부는 해당 요양병원의 입원환자 숫자가 많아 '중점 관리 대상'으로 살피면서 올해 3월 합동으로 현장 훈련을 했습니다.

이때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소화기 사용 훈련을 했고, 병원 측에서도 지난달 자체 훈련을 한 번 더 하면서 모든 직원이 소화기 사용법을 숙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병원 관계자는 "빠른 판단하에 당황하지 않고 용감하게 행동해준 덕분에 피해가 없었다고 오 씨에게 감사를 표했다"면서 "앞으로도 화재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부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오 씨에 대해 관할 소방서장 명의의 표창을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사진=부산소방본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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