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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나도 당할 수 있다"…'신림역 칼부림 패닉' 호신용품 구매↑

김성화

입력 : 2023.07.24 10:31|수정 : 2023.07.24 15:58


"나도 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21일 대낮 신림동 한복판에서 '무차별 칼부림'이 벌어져 전 국민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호신용품을 찾는 시민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쇼핑에 따르면 사건 다음 날인 22일 하루 동안 20~40대 여성과 20~50대 남성이 가장 많이 검색한 단어가 모두 '호신용품'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10대 남성 사이에서는 2위, 10대와 50대 여성은 3위를 차지했습니다.

후추 스프레이를 비롯해 호신용 삼단봉, 전기충격기, 총기 모형 테이저건 등이 검색 상위에 올랐고 후추 스프레이는 네이버 쇼핑 전체에서 '많이 구매한 상품' 4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네이버 쇼핑 홈페이지에 집계된 20대 남성 '트렌드 키워드'. (왼쪽부터) 호신용 삼단봉, 스프레이, 전기충격기, 총기 모형 테이저건.
"나도 당할 수 있다" 불안감에 호신용품 찾는 시민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번화가에서, 그것도 대낮에 불특정 시민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 칼부림 사건에 '언제든 나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시민들은 패닉 상태입니다.

또 서울에 거주하는 이라면 한 번쯤 가봤을 법한 장소에서 일어난 일이라 그 충격이 더 큽니다.

특히 이번 사상자 4명 모두 20~30대 남성이었던 만큼 성별을 떠나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한 직장인은 "보통 힘없는 여성이나 아이, 노인을 공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사건은 남자들만 공격해 놀랐다"며 "다양한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직에 종사하고 있어 호신용품이 필요하다"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무차별 범죄'는 타인을 믿을 수 없게 되는 사회를 만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번 신림동 사건 같은 무차별 범죄는 다른 사람을 모두 믿을 수 없게 되고 자기 안전은 자기가 지켜야겠다는 심리가 작동한다"며 호신용품 구매 증가의 경우 "불안감을 느낀 개개인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현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번에는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범죄가 일어난 만큼 지금까지 무의식적으로 '나는 범행 대상이 아니다'라고 생각했던 성인 남성들의 불안감이 더 커졌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이번 사건 경우는 제도적으로 예방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범죄 위험이 있는 사람을 사전에 선별해 막을 수 있는 제도나 시스템이 있다면 좋겠지만 개인이 스스로 보호하고 방어하는 것이 우선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습니다.

행인을 상대로 무차별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조 모 씨가 23일 서울중앙지법에 열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네이버 쇼핑 홈페이지, 네이버 지식인 화면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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