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찰 수사관이 성폭행 피해자와의 사적인 자리에서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수사관은 피해자가 딸뻘이라 남자를 조심해야 한다는 취지로 조언을 해준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10일 전북경찰청에는 군산경찰서 소속 A 경감을 대상으로 한 수사 감찰 및 심의 진정서가 접수됐습니다.
해당 진정서와 녹취록에는 지난 5월 성폭행 피해자인 B 씨와 A 경감이 한 음식점에서 저녁식사를 하며 나눈 대화가 담겨있었습니다.
당시 A 경감은 "남자는 나이를 먹으면 욕망은 그대로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감이 떨어진다"며 "젊은 사람을 만났을 때 정말 예쁘다, 저 여자와 데이트하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남자는 70%가 외도를 꿈꾸고 30%는 바람을 피운다"며 "남자 입장에서 봤을 때 누군가가 대시한다 그러면 쉽게 무너지는 거다"라고 말을 이어갔습니다.
또 "과연 내가 저 여자한테 대시했을 때 저 여자가 나를 받아줄까?", "아 근데 내가 가정이 있는데 그러면 안 되지" 등의 말로 자신이 한 말을 수습하려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A 경감은 기혼인 50대 남성, B 씨는 20대 초반 여성으로 이 두 사람은 성폭행 범죄 조사 과정에서 처음 만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B 씨는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A 경감이 한 발언들에 대해 불쾌함을 호소했습니다.
B 씨는 "성폭행 피해자로서 저의를 알 수 없는 수사관의 발언으로 매우 불쾌했다"면서 A 경감이 사건에 대한 신고 취하를 종용하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A 경감은 B 씨가 먼저 저녁을 사달라고 한 것이라며 맞받아쳤습니다.
조사를 마친 B 씨가 자신에게 터미널까지 데려다 달라고 했고 이동하는 도중에 저녁을 사달라고 해 식사를 했다며 사적인 자리가 있었던 것은 인정했습니다.
다만 A 경감은 자신이 한 발언들에 대해 저의가 없었다며 "내가 딸만 둘이 있는데 피해자와 비슷한 나이다. 피해자가 딸뻘이어서 남자를 조심해야 한다는 취지로 조언해준 것인데 그 말을 이렇게 생각할 줄은 알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경찰은 A 경감에 대한 진정이 접수된 만큼 진상 확인을 거쳐 관련자에 대한 처분을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