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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죄' 교수 징계 미루다 감봉된 교무처장…법원 "징계는 부당

하정연 기자

입력 : 2023.07.10 09:10|수정 : 2023.07.10 09:10


실형이 선고된 교수를 즉시 직위 해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받은 대학교 교무처장이 소송을 통해 구제받았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신명희 부장판사)는 한 사립대학교 교무처장 A 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징계 불복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A 씨는 2021년 7월 학교로부터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이 학교 소속 B 교수가 사기 혐의로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음에도 직위를 해제하지 않고 급여 4천만 원을 과다 지급한 사실이 교육부 종합감사에서 드러난 데 따른 처분이었습니다.

학교 측은 A 씨가 교무처장으로서 B 교수의 2심 판결 직후 직위를 해제하지 않았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이후에도 당연퇴직 처리하지 않은 것이 직무 태만이라고 봤습니다.

A 씨는 징계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 심사를 청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재판부는 A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참여한 교원인사위원회가 학교에 직위해제를 요청하기 위해 그의 1심 판결문을 구하려 했으나, B 교수의 거부로 제공받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B 교수의 직위해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을 A 씨나 학교 교무처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B 교수의 판결이 확정된 후 A 씨가 그를 당연퇴직 처리하지 않은 점은 합당한 징계사유라고 봤습니다.

다만 사립학교법상 교원 징계기준을 고려하면 감봉 1개월은 지나치게 무겁다며 A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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