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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 사태에…푸틴과 돈독한 시진핑도 손익계산할 듯

조을선 기자

입력 : 2023.06.27 17:46|수정 : 2023.06.27 17:46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반란 사태로 철옹성 같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통치체계에 균열이 드러나면서 푸틴에 대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수년간 서로를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대항하는 '반서방 연대'의 핵심 파트너로 여기며 밀착해 왔습니다.

두 나라의 유대는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에 더 돈독해졌습니다.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나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교역을 오히려 늘렸으며, 시 주석도 푸틴 대통령과 끈끈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용병 반란으로 푸틴 정권의 지속가능성을 확신하지 못하게 되면서 시 주석으로서는 푸틴 대통령을 계속 지지해야 할지 고민스러운 상황이 전개됐다는 겁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6일(현지시간) 공개적으로는 푸틴 대통령에 대한 시진핑 주석의 지지가 변함이 없겠지만, 이번 반란을 계기로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 지지를 두고 손익 계산서를 따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가디언은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원은 실용주의와 이념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이번 사태로 실용주의가 크게 훼손됐다"면서 "시 주석은 푸틴을 계속 지원할지를 놓고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고 보았습니다.

시 주석 입장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권좌에서 내려오게 될 경우에 대비해야 하는데, 지금까지처럼 푸틴을 지지할 경우 잠재적 후계자와의 관계를 망칠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 정부가 용병 철수로 반란 사태가 일단락된 뒤인 25일에야 입장을 내는 등 소극적인 행보를 보인 것도 이와 관련이 없지 않아 보입니다.

중국 외교부는 입장문에서 "러시아가 국가 안정을 수호하고 발전과 번영을 실현하는 것을 지지한다"면서도 "반란 사태는 러시아의 내정"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상하이에서 활동하는 국제관계학자 션딩리는 러시아에서의 반란사태를 계기로 중국에 대한 러시아의 의존도는 높아지는 반면 중국은 "러시아에 더욱 신중한 입장을 취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은 외교적으로 언행을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가디언에 밝혔습니다.

미국 CNN 방송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중국은 푸틴 정권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을 우려해 왔으며 이번 반란 사태가 그러한 두려움을 강화했다고 분석했습니다.

CNN은 이번 반란과 관련해 중국 내 소셜미디어에서 회자된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의 '순망치한'이라는 표현이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한 중국인의 인식을 보여준다고 보도했습니다.

호주 국립대 정치학자인 성원티는 "중국은 러시아가 무너지면 자신이 그다음 순서가 될 수 있다는 도미노 효과를 두려워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푸틴의 통치가 불안정해지면 그를 지지하는 것은 수지 안 맞는 장사가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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