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성소수자 인권의 달을 맞아 백악관에서 기념식을 열고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성소수자(LGBTQ+)를 겨냥한 입법이 봇물을 이루는 현실을 비판했습니다.
AP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전국에 걸쳐 위험한 반 성소수자법으로부터 자녀를 보호하려는 가족들이 다른 주로 이주하는 고통스러운 결정에 직면했다. 우리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성전환자 어린이들을 겨냥하고, 의사와 간호사를 범죄자로 만드는 수백 건의 냉담하고 부정적인 법안들에 맞설 필요가 있다"면서 "이런 법안과 법들은 미국인으로서 지니는 가장 기본적 가치와 자유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기념식은 백악관에서 열린 성소수자 인권의 달 행사로는 최대 규모였습니다.
2016년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 사건 등 성소수자 혐오 범죄 피해자들을 비롯해 수백 명의 성소수자와 인권 운동가 등이 함께 했고, 공개적으로 커밍아웃한 첫 성소수자 장관인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도 기념식에 참석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공화당이 주정부와 주의회를 장악한 지역을 중심으로 성소수자에 적대적인 입법을 추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론 디샌티스가 주지사로 있는 플로리다주는 미성년자의 성전환 치료를 제한하고 공립학교에서 성정체성 및 젠더 교육을 금지하는 등 이러한 움직임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취임 이래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금지한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정책을 폐기하고, 사실상 동성혼을 인정하는 결혼존중법에 서명하는 등의 입장을 취해 왔습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지난해 미국 성인 1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스스로가 성소수자라고 밝힌 비율이 7.2%로 10년 전(3.5%)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었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