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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형수 욕설' 튼 친문 단체, 2심서 감형…"공익적 동기 있었다"

김상민 기자

입력 : 2023.05.31 09:40|수정 : 2023.05.31 09:40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이른바 '형수 욕설' 음성을 틀며 비방 집회를 연 친문(친문재인) 성향 단체 간부들이 2심에서 감형됐습니다.

비방 행위라도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권을 위한 표현의 자유를 고려하면 용납할 수 있는 범위라 무죄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서울고법 형사2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깨어있는시민연대당' 대표 A 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함께 재판에 남겨진 이 단체 사무총장 B 씨는 1심에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지만 150만 원으로 줄었습니다.

이들은 20대 대선을 앞둔 2021년 11월 13일∼12월 18일 서울·광주·부산 등지에서 6차례 집회를 하면서 이 대표의 낙선을 위해 형수 욕설 음성이 담긴 영상을 상영해 비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2심 재판부는 비하적 표현이 담긴 영상을 튼 이들의 행위에 비방의 고의가 있었다는 1심 판단은 유지하면서도 공공의 이익에 부합해 위법성이 조각된다며 무죄로 뒤집었습니다.

이 대표가 형수 등에게 욕설을 했다는 사실은 진실로 확인되고, 이는 공직 후보자의 자질과 적격성을 가늠하는 데 필요한 자료로 공공의 이익에 관한 사실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후보자의 사생활 및 인격권을 침해할 수 있는 비방 행위라도 공직선거법은 유권자의 적절한 투표권 행사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정한 요건 하에 이를 용인한다"며 "(피고인들의 행위에는) 사적 이익 외에도 공공의 이익을 위한다는 동기가 있었고 그 타당성도 인정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재판부는 다만 이들이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음에도 비속어 등 저속한 표현을 담긴 영상을 확성장치를 사용해 틀며 사전선거운동을 했다는 점은 1심처럼 유죄로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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