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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데이비슨 사줘" 건설 시행사로부터 뇌물 받은 경기도청 간부

유영규 기자

입력 : 2023.05.23 10:59|수정 : 2023.05.23 10:59


민간임대주택 시행업체로부터 고가의 오토바이를 수수하고 임대아파트를 헐값에 분양받은 혐의로 경기도청 간부 공무원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수원지검 안양지청 형사3부(이진용 부장검사)는 오늘(2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뇌물수수 등 혐의로 경기도청 4급 서기관인 A 씨를 구속기소 했습니다.

A 씨는 2019년 6월 경기도청 민간임대주택 팀장으로 근무할 당시 도내 민간임대주택 사업을 진행 중인 시행업체 회장 B 씨, 대표이사 C 씨로부터 시가 4천640만 원 상당의 대용량 배기량의 할리데이비슨 1대를 차명으로 수수한 혐의를 받습니다.

A 씨는 직접 업체 측에 자신의 취미를 위한 오토바이를 사달라고 요구한 뒤, 시행업체 직원을 데리고 여러 매장을 쇼핑하며 최고가 한정판 모델을 사달라고 지목하기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2021년 4월 시행업체가 일반분양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던 민간아파트를 당시 시세(약 9억여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억 800만 원으로 차명 분양계약받은 혐의도 받습니다.

B 회장 측은 당시 진행 중이던 임대주택 사업이 계속 지체되면서 좌초 위기에 직면하자 A 씨에게 인허가를 신속하게 이뤄지게 해달라고 청탁하며 그 대가로 이 같은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는 범행 은폐를 위해 할리데이비슨 수수 당시 시행업체 대표이사 C 씨의 지인 명의를 차용했을 뿐 아니라 범행이 적발되자 오토바이 면허도 없는 명의 대여자에게 돌려준 다음 이를 빌린 것이라고 허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또 헐값에 차명으로 분양 계약한 임대아파트 역시 자신은 그 아파트를 빌려서 사용한 것처럼 속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2월 국무조정실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시행업체 B 씨 등의 여죄 등을 추가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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