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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세 · 모텔 · 필로폰"…10대 마약 자화상

배준우 기자

입력 : 2023.05.23 03:52|수정 : 2023.05.23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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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우리 미래세대인 10대들이 마약에 빠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10대 마약 투약자들을 전수 분석한 결과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했습니다.

배준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펜타닐이 몸에 안 들어오면 시체가 돼요 그냥]

지난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된 10대 마약 감정 건수는 1,290건, 이 가운데 양성으로 확인된 투약자는 290명입니다.

SBS가 국과수와 함께 이들을 전수 분석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10대 여성의 투약 경향입니다.

각성제로 분류되는 마약 비중이 남성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1위는 메트암페타민 즉, 필로폰입니다.

3위와 4위의 펜타닐, 엑스터시도 각성제 마약입니다.

이에 반해 남성은 진정제 마약인 벤조디아제핀류가 가장 많았습니다.

성별 분석에서 특히 주목되는 지점은 마약 시작 연령대입니다.

중학생 나이 이하에서 여성 투약자가 남성보다 2배나 많았습니다.

[천영훈/인천 참사랑병원장 : '약 주겠다. 용돈까지 얹어주겠다.' 여성을 성적으로 이용해 먹는 집단이 너무 많기 때문에 여성 중독자들이 약을 끊어가기가 사실 더 어려운 측면들이 있어요.]
용돈까지 얹어주겠다.

투약자가 급증하는 구간 대는 고교 연령대부터입니다.

전체의 80%를 차지한 이들에게선 대마, 케타민은 물론이고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에 코카인까지.

이른바 5대 마약 검출만 200건 이상이었습니다.

[김선춘/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전연구소장 : 10대들의 파급력이 훨씬 더 클 수 있다는 거예요. 그들은 또 다른 수요자이자 공급자가 될 거고요. 그들이 20대가 되고 그 상태로 30대가 된다면 고스란히 재앙이 될 겁니다.]

적발된 투약자 중 가장 어린 나이는 만 12세로, 초등학교 6학년이었습니다.

[김선춘/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전연구소장 : 드러난 게 그 정도지 더 있을 가능성이 훨씬 높죠. 마약은 보통 한 30배까지를 보거든요. 짧은 순간의 쾌락이 긴 고통으로 온다. 악마와의 거래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악마와의 거래다 이렇게.]

(영상취재 : 김세경·조창현·이용한, 영상편집 : 이소영, CG : 서동민·서승현·강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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