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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환경단체, 로마 명물 트레비 분수에도 '먹물 테러'

김용태 기자

입력 : 2023.05.22 09:09|수정 : 2023.05.22 09:12


이탈리아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며 유명 관광지에서 '먹물 테러'를 벌여온 환경단체가 이번에는 로마의 명물 트레비 분수를 검게 물들였다고 AFP·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환경단체 '울티마 제네라치오네'(이탈리아어로 '마지막 세대'라는 뜻) 활동가 7명은 "우리는 화석(연료)에 돈을 내지 않겠다"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트레비분수에 들어가 식물성 먹물을 부었다.

이들은 "우리 나라가 죽어가고 있다"고 외치기도 했습니다.

활동가들은 경찰에 의해 끌려 나온 뒤 시위 물품을 압수당했습니다.

분수 주변에 있던 관광객들은 이들의 행동을 영상으로 찍었으며, 일부는 욕설과 야유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울티마 제네라치오네는 성명에서 앞서 이탈리아 북부를 강타한 홍수 피해를 계기로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려고 이번 시위를 벌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단체는 그러면서 정부가 화석연료에 공적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북부 에밀리아-로마냐주에서는 이달 16∼17일 이틀간 '물 폭탄'이 쏟아져 14명이 숨지고 3만 6천 명 이상의 이재민, 수십억 유로 규모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홍수로 농경지가 대거 침수되면서 농업 부문이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로마시장은 "우리의 예술 유산에 대한 이런 터무니없는 공격을 그만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시위에 쓰인 먹물이 분수에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울티마 제네라치오네의 주장을 두고는 "30만ℓ의 물을 버려야 한다"며 "시간과 노력, 물이 든다"고 비판했습니다.

이탈리아 건축가 니콜라 살비에 의해 1762년 완성된 트레비분수는 후기 바로크 양식의 걸작으로 꼽히는 로마의 명소로 연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곳입니다.

영화 '로마의 휴일'(1953)과 '달콤한 인생'(1960)에 등장한 장소로도 유명합니다.

(사진=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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