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할 권리마저 박탈당했다"…10·29 이태원 참사 인권실태조사 보고서
-159번째 희생자 유가족 A
"(한덕수 총리가)너무 이상하게 얘기를 한 거예요. 마치 ○○이가 무슨 의지가 없어가지고 정부에서는 모든 치료 지원을 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얘가 의지가 없어서 그냥 가 버린 애 마냥."
-유가족 B
"2차 가해라는 게 진짜 너무 힘들더라고요. 최고 열 받았던 게 김미나 창원시 의원. 그거는 2차 가해가 아니고 아예 죽인 거예요."
-40대 희생자 유가족 C
"걔가 나이가 몇인데 이태원을 가느냐 이렇게 욕하는 친구들도 있었고. 그럼 그때마다 내가 변명을 해야 돼요. '걔는 놀러 간 게 아니고…'"
-10대 희생자 유가족 D
"(경찰이) 물어보는 질문들이, 저희 아이들 마약 사범으로다가 몰았잖아요. 마약은 아니더라도 '비행 청소년 정도는 되겠지'라는 식으로 밀고 가더라고요. 질문들이 그랬어요. 술을 마시지는 않는지, 담배를 피우지는 않는지. 왜 거기에서 그 질문이 필요했을지…."
-유가족 E
"검사 포함해서 여섯 분 정도 오셔서 검사분이 '지금 SNS상에서 마약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한번 부검을 해보겠느냐'고 해서 저희들은 완강히 거부했죠. 그래서 알겠다고 존중한다고 하면서 일단 그냥 그렇게 돌아갔고."
-유가족 F
"(실종자 가족 대기실에 있는 동안) 기자들이 밖에 쫙 있었는데 정말 기자들이 원숭이 찍듯이 계속 정말 안을 찍었어요. 자기네들 휴대폰 벨소리 엄청 크게 해놓고 해서 '여기 실종자 가족들이 여기 있고요 뭐 어쩌고저쩌고'하면서…. 그 현장에는 진보와 보수가 없었어요."
-생존자 A
"백화점 갔는데 사람이 좀 많더라고요. 숨쉬기가 좀 힘들어서 그때 바로 나왔거든요. 사지도 못하고."
-유가족이자 생존자 B
"저는 아직 친구랑 지인을 한 번도 못 만났어요. 그 사람들은 저를 위한다 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해줄 수도 있겠지만 제가 못나서 그런 상처를 받을 것 같은 거예요."
-생존자 C
"우연치 않게 기사를 보게 됐는데 댓글이 너무 제가 생각했던 것의 반대인 거예요. 저는 그래도 국민이 저희 편인 줄 알았거든요. 놀러 가다가 죽었으니 당연히 그거다 이런 댓글들이 너무 아파서 바로 꺼버렸죠."
-생존자 D
"저는 사실 주변에 알고 지냈던 친구로부터 가해자 소리도 들었어요. 저한테 댓글로 '언니 나는 생존자는 가해자이자 피해자라고 생각해'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생존자 E
"(치료비 지원)동사무소에 가서 제가 신청을 했어요. ○○시청 측에서 생존자인 거 사진 보내라고, 그냥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아무것도 다 괜찮으니까 현장에 있었던 걸 증명해달라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구조자 A
"살리지 못했죠. 며칠이 지나도 그 부분만 생각이 나는데 그게 죄책감이 더….
-구조자 B
"내가 좀 더 일찍 (현장에) 들어갈 걸 괜히 상황 파악한다고 시간 낭비한 거 아닌가 이러고 되게 자책도 많이 하고 죄책감도 많이 가지고…."
-구조자 C
"제가 일을 음식점에서 했는데 알람음이 있었어요. 알람음이 사이렌 소리랑 많이 겹쳐서 공황이 와버렸어 가지고, 이건 일 못하겠다 싶어서 일 그만두고, 사실 지금도 일을 안 하는 상태예요."
-지역 주민 D
"사건 현장에 일주일 넘게 그냥 있었어요. 시신이 놓여 있던 바닥에 앉아 있기도 하고 허망함과 생각들에 집에 갈 수가 없었고, 매일 거기 앉아서 울었죠. 그러다가 지치면 가고."
-지역 주민 E
"청년들한테 즐길 수 있었던 그 타이밍을 그렇게 망가뜨렸고, 상인분들한테는 이 상권을 살리기 위해서 되게 노력들 많이 하셨을 텐데…." "완전히 (상권이) 죽었어요. 코로나 때보다 더 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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