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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안에 구금된 국가대표 손준호, 풀려날까

김지성 기자

입력 : 2023.05.16 13:53|수정 : 2023.05.16 13:53


축구 국가대표 손준호, 중국 경찰에 구금
중국에서 뛰고 있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 미드필더 손준호 선수가 오늘(16일)로 닷새째 중국 공안(경찰)에 구금된 상태입니다. 올해 31세인 손준호는 포항 스틸러스와 전북 현대를 거쳐 지난 2021년 중국 산둥 타이산 팀으로 이적했습니다. 중국 프로 축구인 슈퍼리그에 진출한 것입니다.

산둥 타이산은 중국에서 전통적인 강호로 평가받는 팀입니다. 2020년 K리그 MVP를 수상했던 손준호가 산둥 타이산으로 이적하자 중국 매체들도 큰 기대와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손준호는 지난해 소속팀인 산둥 타이산을 슈퍼리그 2위, 중국 FA컵 우승으로 이끄는 등 맹활약을 이어 가며 중국인들에게 한 수 높은 한국 축구의 기량을 유감없이 보여 줬습니다. 손준호는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이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주목해야 할 선수로 꼽은 인물이기도 합니다.

왜 중요한데?

이런 손준호가 선수 생명을 위협하는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손준호가 중국 공안에 체포된 것은 지난 12일입니다.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출국하기 위해 상하이 공항에 갔다가 비행기 탑승 직전 체포됐습니다. 손준호는 현재 랴오닝성 차오양시 공안국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랴오닝성은 손준호의 체류 지역인 산둥성에서 한참 떨어진 곳입니다. 손준호는 중국어도 서툴러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해지고 있습니다.

손준호의 현 상황은 중국 형사소송법상 '형사 구류', '형사 구류'는 현행범이나 피의자에 대해 수사상 필요에 의해 일시적으로 구금 상태에서 실시하는 강제 수사로, 최장 37일까지 구금할 수 있습니다. 손준호가 언제 풀려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까닭입니다.

좀 더 설명하면

중국 공안 당국은 랴오닝성을 관할하는 한국 선양총영사관에 손준호의 형사 구류 사실을 통보하면서 '비공무원 뇌물 혐의'라고만 밝혔습니다. 뇌물을 받았다는 것인지, 줬다는 것인지도 불분명합니다. 손준호가 참고인 신분인지, 피의자 신분인지도 역시 확인해 주지 않고 있습니다.

한 가지 유추할 수 있는 건 랴오닝성 공안 당국이 이전부터 승부 조작과 선수 선발 등 축구계 비리를 수사해 왔다는 것입니다. 손준호가 체류지인 산둥성이 아닌 랴오닝성에서 조사를 받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지난 3월에는 손준호와 함께 산둥 타이산에서 뛰고 있는 재중 교포 선수 진징다오가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중국 매체들은 산둥 타이산 선수들이 소속팀 감독의 승부 조작 등 비리 혐의와 관련한 조사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중국 사법 당국은 조사가 끝날 때까지 구체적인 혐의나 조사 상황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한 걸음 더


손준호 (사진=연합뉴스)
손준호 측은 산둥 타이산 감독의 수사 때문에 지난 12일 선수단 전체에 대한 참고인 조사가 예정돼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런데 하필 이날 손준호가 출국하려 했으니, 손준호가 감독 비리에 연루돼 도피하는 것으로 보고 체포했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손준호 측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손준호가 승부 조작 등 비리에 가담한 사실이 절대 없다는 겁니다. 함께 있는 가족이 잠시 한국을 가고 싶어 해 미리 항공권을 예매했던 것이고, 손준호는 가족을 한국에 데려다준 뒤 중국으로 돌아올 계획이었다고 합니다. 손준호는 중국으로 돌아오는 왕복 항공권도 같이 끊었다고 했습니다. 손준호 측 설명이 사실이라면 손준호의 구금 기간은 길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것

손준호의 구금은 최근 중국 축구계에 불어닥친 대대적인 사정 바람과 무관치 않습니다.

중국 축구는 지난해 2월 국가대표팀이 베트남과의 경기에서 1대 3으로 패하며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자 거센 비난 여론에 휩싸였습니다. 이어 지난해 8월 광둥성 체육대회 15세 이하 유소년 축구 시합 결승에서 승부 조작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축구계 사정이 본격화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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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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