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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서산 부역 혐의 집단 살해'…유해발굴 시작

강진원 TJB

입력 : 2023.05.10 21:24|수정 : 2023.05.10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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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중이던 지난 1950년 10월, 북한군이 후퇴하자 서산, 태안에서 부역 혐의를 받은 수천 명이 체포돼 구금됐습니다.

그리고 이 가운데 2천 명 가까이는 적법한 절차 없이 경찰에 의해 집단살해된 걸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마을 치안대원이던 최 모 씨는 치안대가 체포 연행을 맡았고 경찰이 구덩이 속에 이들을 밀어 넣은 뒤 총을 쐈다고 말했고, 또 다른 치안대원 이모씨는 트럭 한 대에 30여명을 실어와 총살했는데 20여일 간 계속됐다고 증언했습니다.

특히 치안대원과 다퉜다 끌려가는 등 억울하게 부역자로 몰린 경우도 많았으며 유족들은 부역자 가족이란 오명 아래 긴 세월 숨죽이며 살아왔습니다.

[ 황창순/유족 : 우리가 어디 가서 항의할 수 있습니까? 저는 배우지도 못하고 어디 가서 고개도 못 들고 그냥 초야에 묻혀 사는 거예요. 현재 진행형이에요, 그 아픔이.]

진실화해위원회는 2008년 1차 조사를 통해 서산지역 30여 곳에서 집단살해가 이뤄졌고 확인된 사람은 977명, 희생 추정자는 888명에 이른다는 걸 규명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많이 희생된 걸로 전해지는 서산 갈산리 봉화산에서 처음 유해 발굴 작업을 시작해 다음 달까지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유족들은 유해를 찾지 못해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다며 고령인 유족들의 입장을 생각해 민간인 희생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와 유해 발굴을 서둘러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지난 2020년 출범한 2기 진실화해위원회는 현재 전국 7곳에서 유해 발굴에 나서고 있으며 충남은 아산 2곳과 서산 등 3곳입니다.

(취재 : 강진원 TJB / 영상취재 : 송창건 TJB / 영상편집 :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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