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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자포리자 원전 근처 대피령…핵물질 사고 우려에 '아수라장'

조지현 기자

입력 : 2023.05.08 09:05|수정 : 2023.05.08 09:05


자포리자 원전

러시아군이 현지 시간으로 지난 5일 혹시 모를 우크라이나 측 공격에 대비한다며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근처 도시 여러 곳에 대피령을 내렸습니다.

러시아군은 에네르호다르를 비롯한 자포리자주 내 18개 도시에 대피령을 내렸습니다.

자포리자주 친러시아 행정부 수반 예브게니 발리츠키는 "지난 며칠간 적군은 최전선에 가까운 도시에 대한 포격을 강화했다"면서 "모든 어린이와 부모, 노인, 장애인, 병원 환자를 대피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발리츠키는 주말 동안 어린이 660명을 포함한 주민 약 1천679명이 자포리자 원전 인근 지역에서 대피했다며 이들은 현재 러시아군 점령 지역 베르댠스크 등에 마련된 임시 숙소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남부에 있는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해 3월 러시아 측에 점령된 후 양국 간 운영권 분쟁은 물론 주변 지역에서 포격 등 군사 활동이 끊이지 않으면서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자포리자 원전 근처에서 실제 우크라이나 측 공격이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피령 탓에 공포에 질린 주민 여럿이 주말 내 대피에 나서면서 여러 곳에서 혼란이 빚어졌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멜리토폴 망명 시장인 이반 페도로우는 대피 차량 수천 대가 한꺼번에 떠나면서 도시를 빠져나가는 데에 5시간이 걸렸고 의약품과 생필품 사재기도 있었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전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도 이번 대피령에 이어 자포리자 원전 근처에서 곧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본격적 전투가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군 당국이 사람들을 대피시키기로 결정하는 건 이들이 추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군사 작전에 대한 정보 혹은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BBC에서 밝혔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자포리자 원전 내 원자로가 현재 전기를 생산하고 있지는 않아도 핵 물질은 여전히 적재돼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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