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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마약 음료' 중국 '윗선' 소재지 특정…"추적 중"

박재연 기자

입력 : 2023.05.03 16:52|수정 : 2023.05.03 18:08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건네진 '마약 음료' 사건의 배후를 추적 중인 경찰이, 중국에 체류 중인 이 모 씨의 소재지를 특정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원인 이 씨는 '마약 음료' 제조와 유포, 학부모 협박까지 범행 전반을 지시한 것으로 지목된 핵심 인물입니다.

이번 사건을 설계한 총책이나 보이스피싱 조직의 몸통에 다가가기 위해선, 이 씨를 체포해 송환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이를 위해 경찰은 국내에 남아 있는 조력자들에 대한 소환조사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 대상에는 이 씨의 친인척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이 씨가 지난해 10월 중국으로 출국해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에 가담한 뒤 '같이 일하자'며 지인들을 자신의 거주지로 불러 범행을 공모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경찰은 이 씨를 만나기 위해 중국을 다녀온 지인들을 통해 이 씨의 소재지를 특정하고, 중국 공안당국에 관련 내용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의 소재지를 특정한 것은 맞다"면서 "수사 보안상 이 씨를 체포해 국내 송환 결정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관련 내용을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의 소재지 등 관련 내용을 전달받은 중국 공안 당국은 이 씨가 속한 보이스피싱 조직이 또 다른 현지 범죄 조직과 연루됐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경찰이 파악한 보이스피싱 조직만 청두와 연변 일대를 중심으로 200여 개에 달하는데, 이번 사건과 연관된 또 다른 조직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 씨를 체포해 추가 윗선과 조직 규모 등을 파악하기 위해선 중국 공안의 협조가 가장 중요하다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앞서 윤희근 경찰청장도 지난 20일 마약 음료 사건 주범을 잡는 데 협조해 달라는 내용의 친서를 중국 공안당국에 전달했습니다.

중국 공안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를 체포해 국내로 송환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면서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마약 범죄라는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중국 공안에 협조를 거듭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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