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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에 비명 질러" 이스라엘 관광객 버스사고 아찔했던 순간

유영규 기자

입력 : 2023.04.14 12:59|수정 : 2023.04.14 12:59



"비명이 터지는 아비규환이었어요"

어제(13일)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 한 호텔 진입로에서 발생한 이스라엘 관광객 버스 사고에 대해 가이드 홍 모(49) 씨는 이때 상황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이 버스에는 모두 33명(남성 11명·여성 22명)의 관광객이 타고 있었습니다.

홍 씨는 "호텔에 거의 도착했다고 관광객들에게 안내하는 도중에 버스 시동이 갑자기 꺼졌다"며 "운전기사가 변속기어를 바꾸려는 순간 버스가 뒤로 밀렸다"고 말했습니다.

언덕길 곡선 부분을 오르다 멈춰 선 버스는 후진하면서 나무를 몇차례 충돌했고, 이후 왼쪽으로 넘어졌습니다.

몇몇 관광객은 목적지인 호텔 도착을 앞두고 있어서였는지 안전벨트를 풀고 있었습니다.

그는 "버스가 뒤로 밀리면서 일부는 공포에 비명을 질러댔다"며 "버스가 몇 번 구른 것 같은 충격을 경험했다"고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움직일 수 있었던 일부 관광객은 깨진 버스 앞 유리창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왔습니다.

하지만 머리를 다치거나 팔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은 관광객은 불안과 공포에 떨며 구급대의 도움을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충주의료원에서 치료받는 관광객 A(62·여) 씨는 "여행을 왔다가 이런 사고를 당하리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며 "살려달라고 기도만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고로 B(61·여) 씨가 괴산의 한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숨졌습니다.

B 씨는 홀로 한국 여행을 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경상을 입은 나머지 32명은 충주와 인근 지역병원 등 10곳에 분산돼 치료받고 있습니다.

충주시는 외교부,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과 공조, 피해자들에 대한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시는 사고 수습을 위한 통합지원본부를 설치했습니다.

관광객들은 서울 H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을 이용, 러시아를 경유해 지난 6일 입국했습니다.

1990년대 초 구소련의 붕괴로 촉발된 유대인의 대규모 이주 때 이스라엘에 정착한 사람들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사고 당일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한 뒤 충주에서 하루를 묵은 뒤 속초와 서울을 둘러보고 오는 17일 이스라엘로 돌아갈 계획이었습니다.

(사진=충북소방본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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