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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본부장 "미국에 반도체법 과도한 경영개입 안된단 입장 전달"

김용철 기자

입력 : 2023.03.10 10:15|수정 : 2023.03.10 10:15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이 반도체 투자 보조금을 주면서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과도한 조건을 요구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미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안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 DC 인근 식당에서 특파원들을 만나 미국 정부와 반도체지원법(CHIPS Act)의 보조금 문제 등 통상 현안 협의 내용을 설명했습니다.

안 본부장은 반도체법과 관련해 "기업 불확실성이 심화돼서는 안 되고 과도한 경영개입으로 이어져서는 안 되며 이로 인해 대미 투자 비용이 증가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하에 앞으로 우리 기업들과 긴밀한 협의 하며 보조금을 집행해야 한다는 점을 적극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그는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것은 우리 기업의 대미 투자와 한미 간 반도체 공급망 협력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미 측은 반도체 분야 협력에 있어서 한국이 가장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라는 점을 강조했고, 앞으로 반도체법 보조금 신청 절차를 진행하면서 한국 정부 및 기업들과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안 본부장은 전했습니다.

안 본부장은 미국이 보조금 혜택이 중국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달 중으로 발표할 예정인 가드레일(안전장치) 규정에 대해서는 작년 하반기부터 진행된 한국 정부 및 업계와의 협의 내용을 충분히 반영해 기업들의 중국 공장 가동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가드레일 조항으로 글로벌 반도체 수급에 부정적 영향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으며, 이에 미 측은 앞으로 긴밀히 소통하고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안 본부장은 설명했습니다.

이어 안 본부장은 역시 이달 중으로 나올 예정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배터리 부품 및 핵심광물 세부 규정에 한국 정부와 업계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 줄 것을 재차 요구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미국의 한국산 철강제품 수입 쿼터와 관련해서는 미국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이 필요한 철강 물량은 최대한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안 본부장은 마이크 파일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하원 세입위원회의 린다 샌체즈, 빌 패스크렐, 번 뷰캐넌 의원, 존 뉴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장 등을 만났으며 오늘(10일) 돈 그레이브스 상무부 부장관을 만날 예정입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안 본부장이 미 측과 협의에서 "미국이 요구한 조건이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 전례가 없는 수준이며 이런 조건을 과하게 요구할 경우 기업들의 대미 투자 매력도가 상당히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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