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우크라 전쟁' 놓고 이견…G20 재무장관회의, 공동성명 채택 불발

정준호 기자

입력 : 2023.02.26 01:40|수정 : 2023.02.26 01:40


인도 벵갈루루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가 회원국 간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이견으로 인해 공동성명을 내놓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이틀 일정으로 전날 개막한 이번 회의는 이날 오후 마지막 3번째 세션을 마치고 폐막했지만, 합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데에 중국과 러시아가 동의하지 않는 등 이견이 지속되면서입니다.

대신 인도가 전반적인 회의 내용을 압축한 의장 성명(요약·결과문)만 발표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개도국 채무 부담 완화, 국제금융체제, 국제조세, 가상화폐 규제 등 여러 주제가 논의됐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슈가 불거지면서 다른 어젠다 대부분은 이에 함몰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히 공동성명에 러시아에 대한 강한 규탄과 우크라이나 사태를 '전쟁'으로 언급한 문구를 포함할지 여부가 '핫이슈'로 떠올랐습니다.

프랑스, 독일 등 주요 서방국가 대표는 이번 성명이 지난해 G20 정상회의 선언에서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제외한 G20 정상들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회의에서 "'대부분'의 회원국들은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의 공동 선언을 채택했습니다.

이런 서방 국가의 태도에 중국, 러시아 등은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공동성명 도출에 실패한 G20 의장국 인도는 이날 "성명 내 지난해 G20 정상회의 선언문 관련 문구는 러시아와 중국을 제외한 모든 회원국에 의해 동의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인도는 의장 성명에서 "갈등의 평화적 해결, 위기 대응 노력, 외교와 대화는 중요하다"며 "지금은 전쟁의 시대가 아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인도도 논의 과정에서 공동성명에 '전쟁' 대신 '위기'나 '도전' 같은 단어로 우크라이나 사태를 언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서방 국가와 대립했다고 외신은 전했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