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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1인당 오이 2팩만 가능"…영국 덮친 '채소 대란', 왜?

남소정

입력 : 2023.02.26 07:55|수정 : 2023.02.26 21:37


영국 채소난(사진=BBC 캡처)
영국에서 채소와 과일 공급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그 원인을 두고 논란입니다.

현지 시간 23일 BBC는 "영국 최대 슈퍼마켓인 테스코를 포함한 주요 유통업체들이 토마토와 오이 등의 1인당 구매량을 2~3팩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울러 영국 3위 유통업체인 아스다는 토마토와 오이뿐 아니라 양상추, 샐러드용 채소, 산딸기 등 8개 품목에 제한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테리즈 코피 영국 환경식품부 장관은 이날 하원 긴급 질의에서 "이 사태가 최대 4주까지 이어질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스페인 추위(사진=AP, 연합뉴스)
이번 채소와 과일 공급난의 원인에 대해 코피 장관은 '모로코와 스페인의 이상 기후'를 꼽았습니다.

겨울철 영국은 토마토의 95%와 상추의 90%를 수입에 의존하는데, 대부분 스페인과 북아프리카로부터 충당합니다.

하지만 최근까지 스페인 남부에 비정상적으로 추운 날씨가 이어졌고, 모로코에는 홍수가 발생해 농작물 수확에도 큰 타격을 입은 것입니다.

아울러 BBC에 따르면 이번 겨울 에너지 요금 부담 때문에 영국 내 온실 재배 또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브렉시트(사진=픽사베이)
일각에서는 영국이 다른 유럽 국가보다 유독 큰 타격을 입은 것에 대해 '브렉시트',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근 SNS에는 스페인 슈퍼에 채소가 가득한 모습과 함께 영국을 조롱하는 게시물이 올라온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반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수입업자나 유통업자들은 "신선 식품 수입 시 검역 등은 아직 실행이 안 됐다"며 브렉시트가 요인이 아니라고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또 "주요 수입국 중 하나인 모로코는 EU 회원국이 아니니 어차피 브렉시트와 관련이 없다"는 것이 그들의 의견입니다.

그럼에도 유럽 전반에 물량이 넉넉하지 않을 경우, EU가 아닌 영국은 가장 마지막에 공급을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는 쉽게 해소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사진=BBC 캡처,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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