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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당신의 삶, 만족하십니까?…답변 받아보니 OECD 꼴찌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입력 : 2023.02.20 18:24|수정 : 2023.03.03 13:25


스프 이브닝 브리핑한국인들은 삶에 어느 정도 만족할까요? 다른 나라 국민보다 더 만족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할까요? '그렇지 않다'는 통계청 보고서가 나왔네요. OECD 국가 중 꼴찌 수준이었습니다. 경제 사정은 많이 좋아졌는데, 삶의 만족도는 왜 낮을까요?
 

삶의 만족도, OECD 꼴찌 수준

통계청이 '국민 삶의 질 2022 보고서'를 발간했는데요, 국민 삶의 질 지표는 GDP 중심인 경제지표의 한계를 보완하고, 질적인 측면의 사회 발전을 측정하기 위해 작성되었다고 합니다.

국민 삶의 질 지표는 2014년부터 작성됐다고 하고요, '건강', '여가', '주관적 웰빙', '가족·공동체' 등 11개 영역의 71개 지표로 구성됐다고 합니다.

71개 지표 가운데 '삶의 만족도'를 볼까요. '현재 삶에 어느 정도 만족하는지에 대해 0점~10점 척도 응답을 평균 낸 값인데요,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2021년 6.3점이었습니다. 이 지표는 2017년 이후 거의 정체됐는데요, 이번에 소폭인 0.3점 오른 겁니다. 그동안 추이를 보면 5.7(2013년) → 6.0(2017년) → 6.1(2018년) → 6.0(2019년) → 6.0(2020년) → 6.3(2021년)이었습니다.

소득 수준별로 보면 저소득층에서 상대적으로 '삶의 만족도'가 낮았습니다. 월 소득 100만 원 미만의 저소득층 삶의 만족도는 5.5점으로 평균보다 0.8점이나 낮게 나왔습니다.

스프 이브닝 브리핑 (사진=연합뉴스)
반면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삶의 만족도도 높았는데요, 월 소득 100만 원 미만 5.5점, 100만 원~200만 원 미만 6.0점, 200만 원~300만 원 미만 6.1점, 300만 원~400만 원 미만 6.3점, 400만 원~500만 원 미만 6.3점, 500만 원~600만 원 미만 6.5점, 600만 원이상 6.5점이었습니다.

UN의 세계행복보고서를 통한 국제비교로 보면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OECD 꼴찌 수준이었습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동안의 평균값으로 비교했는데요, 우리나라 평균이 5.9점으로 OECD 평균치 6.7점보다 크게 낮았습니다. OECD 38개국 가운데 36위에 불과한 수준이고요, 한국보다 삶의 만족도 점수가 낮은 나라는 튀르키예(4.7점)와 콜롬비아(5.8점) 2곳뿐이었습니다.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이 1, 2, 3위를 차지했네요.

스프 이브닝 브리핑

OECD 국가 중 월등히 높은 자살률

삶의 만족도와 관련 있는 지표들을 조금 더 보겠습니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자살은 삶의 만족도가 낮기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2021년 우리나라 자살률은 10만 명당 26.0명으로 1년 전보다 0.3명 증가했습니다. 2000년 13.7명에서 2011년 31.7명으로 크게 증가했다가 감소 추세였는데요, 2017년 이후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특히 20대와 70대에서 자살률이 늘어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대의 경우 2020년 21.7명에서 2021년 23.5명으로, 70대는 같은 기간 38.8명에서 41.8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자살률이 높지만, 여성은 70세 이상을 제외하면 20~30대에서 자살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네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한국의 자살률은 월등히 높은데요, 2019년 기준으로 OECD 국가 중 1위였습니다. 우리가 10만 명당 25.4명인데요, 2위인 리투아니아가 22.2명으로 2위와도 차이가 큰 편입니다.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낮은 국가는 그리스, 이스라엘, 멕시코 순이었습니다.
 

아이가 학대받는 나라…20년 새 30배 증가

통계청의 보고서에서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지표들이 몇 가지 눈에 띄네요. ▶ 아동학대피해 경험률 ▶ 독거노인 비율 ▶ 비만율 ▶ 가계부채 비율입니다.

특히 아이 삶의 질과 관련 있는 아동학대피해 경험률이 급증세라는 점이 심상치 않습니다. 2001년 아동인구 10만 명당 17.7건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더니 2019년 380.3명, 2020년 401.6명, 2021년 502.2명까지 치솟았습니다. 20년 동안 30배 가까이 증가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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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사례 건수는 전국 아동 보호 전문기관에 신고된 사례만을 집계했다고 하는데요, 실제 발생하고 있는 전체 변화 추이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즉 실제 학대 건수가 증가한 것인지, 신고 건수의 증가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통계청이 설명하네요. 사회안전망이 강화되면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아동학대 피해가 노출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는 거죠. 또 최근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언론보도가 늘어나고 사회적 관심도 커지면서 신고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통계청이 추정하고 있답니다.

그런 점을 감안해도 20년 동안 30배 급증했다는 점을 가벼이 보면 안 될 듯합니다. 아동의 생존권과 삶의 질, 미래의 사회안전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출생률은 계속 줄어드는데 학대받는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 저소득층 가정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점, 아동학대가 신고하기 어려운 구조여서 여전히 감춰진 피해가 많다는 점 등을 우리 사회가 심각하게 바라봐야 할 듯합니다.
 

코로나 풀리니 여행 기지개

여가생활 만족도는 2021년 27%로 2019년(28.8%)보다 1.8% 포인트 떨어졌습니다. 10대만 해도 47.9%가 여가생활에 만족한 데 반해 60대 이상에서는 18.8%에 불과했는데요, 나이가 많을수록 여가생활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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