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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무너지며 갇혀…러그 감싸고 소변 마시며 버텼다"

조지현 기자

입력 : 2023.02.16 20:19|수정 : 2023.02.16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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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튀르키예에서는 삶의 터전을 다시 세우기 위한 피해 복구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원이 절실한 피해자가 260만 명에 이른다고 분석했습니다.

먼저, 조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구조대원들이 들것에 어린이를 눕혀 걸어 나옵니다.

잠시 뒤 엄마인 40대 여성도 함께 구조됐습니다.

지진 발생 228시간, 9일 하고도 12시간 만의 구조입니다.

212시간 만에 구조된 77세 여성은 구조대원에게 오늘이 며칠이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조금 전에는 248시간, 만 열흘이 지나서 17세 소녀가 구조됐다는 소식도 들어왔습니다.

앞서 8일째 구조됐던 남성은 매몰 상태에서 버틸 수 있었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후세인 베르베르/생존자 : 벽이 냉장고와 옷장 위로 무너져서 그 사이 공간에 갇혔어요. 러그도 있어서 몸을 덮었어요. 갖고 있던 물을 다 먹은 뒤엔 소변을 받아 마셨습니다.]

지진 당일 5층 건물에서 떨어졌지만 살아나 '기적의 아기'로 불린 생후 8개월 아기는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에 올린 사진 덕분에 부모와 다시 만났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인도주의적 지원이 절실한 지진 피해자를 260만 명으로 보고 있습니다.

생존자들은 매몰된 가족 걱정에 여전히 집 주변에 머무는가 하면, 묻힌 물건 중 일부라도 건져보려고 잔해를 헤집고 다니기도 합니다.

붕괴 현장의 먼지와 석면 등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 우려가 커지고 있고, 트라우마 같은 정신적 후유증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부르사 시블렉 : (흔들리면) 아이들이 '이거 지진이냐'고 묻고, 블록으로 건물을 만들고는 '지진에 괜찮을까'라고 말해요.]

튀르키예에서는 정부의 부실 대응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경찰이 지진과 관련해 공포를 조장한 혐의로 수백 명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영상편집 : 김진원, CG : 조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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