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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간 큰 이집트 도굴꾼"…굴착기 동원해 10톤 석상 훔치다 '발각'

이정화

입력 : 2023.01.15 08:59|수정 : 2023.01.15 08:59


굴착기까지 동원해 10톤에 달하는 고대 유적지 석상을 도굴하려던 3인조 일당이 현지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현지시간 11일 알자지라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집트 남동부 아스완 지역에서 굴착기 등을 이용해 도굴을 시도한 3인조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높이 3미터, 너비 1미터, 무게는 무려 10톤에 달하는 람세스 2세의 화강암 석상을 도굴하기 위해 계획을 세운 뒤 이를 시도하다가 아스완지역 남쪽 채석장 인근에서 체포됐습니다.

해당 지역에는 이집트 최대 번성기를 상징하는 건축물 중 하나로 손꼽히는 '아부심벨 대신전'을 비롯해 많은 오벨리스크와 피라미드 석재 채석장 등 수많은 고고학 유물들이 위치하고 있으며, 일부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집트 유물 도굴 (사진=Egyptian Public Prosecution 페이스북)
▲ 공개된 성명 중 일부

이날 당국은 공식 성명을 발표해 도굴을 시도한 3인조 일당을 구금했다고 밝히고 이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또한 압수한 전자기기에서 고대 유물로 추정되는 조각상 발굴 과정이 담긴 영상 등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해당 성명은 이들의 범행으로 인해 유적지가 얼마나 손상됐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전체 조각상을 도굴하려 한 이번 사건에 대해 사라 파칵(Sarah Parcak) 인류학 교수는 "앞선 도굴 사건과 차원이 다르다"라고 말하면서도 "이집트에 존재하는 수천 개의 유적지 중 주요 관광지를 보호하고 있지만, 외진 곳에 위치한 경우에는 보호관리가 쉽지 않다"며 "이러한 유적지들은 생계형 도굴업자들의 목표물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지난 10년간 이집트는 불법적으로 해외에 반출된 유물 약 2만 9천 점을 회수했을 만큼 이집트의 문화재 관련 범죄는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013년 이집트 관광유물부 장관 모하메드 이브라힘(Mohamed Ibrahim)은 "이집트 유적지 도굴과 문화재 반출 등은 수세기간 이어진 오래된 사업이자, 앞으로 수년간 이집트인들이 싸워야 할 범죄임이 틀림없다"라고 말했으며, 지난 2016년 저널 'Antiquity'는 이집트의 유적지 약탈 상황은 위성을 통해 우주에서도 확인 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사진=@moiegy 트위터, Egyptian Public Prosecution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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