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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내려도 금리 급등 때문에'…주택구입부담지수 사상 최고

유영규 기자

입력 : 2023.01.02 07:49|수정 : 2023.01.02 07:49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금리 상승으로 인해 대출상환부담을 나타내는 주택구입부담지수는 다시 사상 최고를 경신했습니다.

오늘(2일) 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국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89.3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전국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지난 2021년 4분기(83.5) 사상 처음으로 80을 돌파하면서 이전 최고치였던 2008년 2분기(76.2)를 뛰어넘었습니다.

이어 지난해 1분기 84.6, 2분기 84.9에 이어 3분기 89.3까지 네 분기 연속 사상 최고를 경신했습니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간소득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의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수입니다.

지수가 낮을(높을)수록 주택구입부담이 완화(가중)됨을 의미합니다.

주택담보대출 상환으로 가구소득의 약 25%를 부담하면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00으로 산출됩니다.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시세와 통계청 가계조사 및 노동부의 노동통계조사,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신규취급) 금리 등을 토대로 지수를 계산합니다.

즉 가계 소득과 금리, 주택가격을 모두 아우르는 만큼 주택가격의 고평가 또는 저평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지역별로는 지난해 3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가 214.6으로, 2분기(204.0) 대비 10.6포인트(p) 상승하면서 역시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서울의 중간소득 가구가 지역의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할 경우 소득의 절반이 넘는 54%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통상 서울의 경우 주택부담지수 130∼140(소득에서 주담대 상환 비중 33∼35%)선을 주택구매가 가능한 적정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2008년 2분기 164.8을 정점으로 전반적인 하락세에 접어들어 2013년 1분기(94.8) 100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2016년 4분기(102.4) 다시 100 위로 올라온 것을 시작으로 2017년 말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냈고, 2021년 1분기(166.2) 전고점을, 지난해 1분기(203.7)에는 200선을 넘어섰습니다.

서울에 이어 세종의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지난해 3분기 134.6으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세종의 경우 지수가 2021년 4분기 144.8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1분기 138.8, 2분기 133.3으로 하락했다가 3분기 소폭 반등했습니다.

서울, 세종에 이어 경기 지역의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지난해 3분기 120.5로 2분기(115.8) 대비 상승하면서 100을 훌쩍 넘었습니다.

이어 인천(98.9), 제주(90.9) 등이 100에 근접했고, 부산(88.1), 대전(86.6), 대구(80.6), 광주(66.4) 등의 순이었습니다.

지역별 주택구입부담지수 (사진=연합뉴스)
서울을 포함한 전국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본격화된 주택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담대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수산출의 토대가 되는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값은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4.79% 하락했습니다.

이는 부동산원이 아파트값 조사를 시작한 2003년 12월 이후 동기간은 물론 연간 기준으로도 가장 큰 폭의 하락입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1∼11월 4.89% 내려 2012년 1∼11월(-6.05%) 이후 가장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담대 금리 역시 빠르게 상승하면서 가계 부담을 키웠습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021년 8월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약 1년 3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3.25%로 2.7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이에 따라 예금은행 주담대 금리(신규취급액 기준·가중평균)는 2021년 8월 2.88%에서 지난해 11월 4.74%로 1.86%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3.97%에서 7.85%로 3.88%포인트 급등했습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주담대 보유차주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60.6%로 3년 6개월 만에 다시 60% 선을 돌파했고, 주담대와 신용대출 동시 보유 차주의 DSR은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70%에 올라섰습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3분기 전국 중위주택가격은 전분기 대비 1.2% 하락(지수 하락요인)하고 중위가구소득은 0.2% 상승(지수 하락요인)했지만 대출금리 수준이 18.6% 상승(지수 상승요인)하면서 전국 주택가격부담지수가 4.4포인트 상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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