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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왕'에 195명 2억 이상 피해…정부 "반환 앞당길 것"

이홍갑 기자

입력 : 2022.12.22 15:56|수정 : 2022.12.22 15:56


정부가 빌라 1천139채를 보유하다 숨진 이른바 '빌라왕' 사건 피해자들의 보증금 반환을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임차권 등기 이전에 대위변제 심사를 먼저 진행하는 방식을 통해서입니다.

전세금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피해자들에게는 연 1%의 금리로 최대 1억 6천만 원의 대출 지원을 하기로 했습니다.

오늘(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는 빌라 1천139채를 보유하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채 숨진 '빌라왕' 김 모 씨 사건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가 열렸습니다.

한파를 뚫고 피해자 100여 명이 모였습니다.

초조한 표정으로 국토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만든 피해 지원 안내문을 읽어 내려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현장에 참석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줌 회의 방식의 중계에도 270여 명이 접속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세 사기가 아예 발붙이지 못하도록 처음부터 제도를 잘 만들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아직은 허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원 장관은 "전세 사기를 저지른 이들의 신상 공개까지 하고 싶은 상황"이라며 악성 임대인에 대한 정보 공개와 전세 사기 단속 체계 개선을 약속했습니다.

'빌라왕' 김 씨 보유 주택 세입자 중 HUG의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614명(54%)입니다.

보증보험 가입자 중 보증금이 1억 원 이하인 피해자는 54명, 1억∼2억 원인 피해자는 191명, 2억∼3억 원 181명, 3억 원 초과는 14명입니다.

2억 원 이상 피해자가 195명이나 됩니다.

통상 전세금 보증보험에 가입한 세입자는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는 집주인에게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HUG는 이를 근거로 대위변제 작업에 들어갑니다.

그러나 집주인 김 씨가 사망하면서 세입자 171명이 임대 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도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임대인이 사망한 경우 상속인이 정해져야 '임대차 계약 해지' 요건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 씨 사망 전 대위변제가 완료된 건은 139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세입자 269명은 임대차 계약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국토부는 전세금 보증보험에 가입한 이들을 대상으로는 보증금 반환 기간을 앞당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를 위해 임차권 등기가 완료되기 전 대위변제 심사를 먼저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보통 임차권 등기를 한 뒤 대위변제 심사에 들어가는데, 지금은 상속인이 정해지지 않아 임차권 등기를 할 수 없습니다.

이에 따라 대위변제 심사를 먼저 진행해 보증금 반환 기간을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국토부는 HUG 보증 가입자들은 임차권 등기를 하기 전에는 이사를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임차권 등기를 해야 세입자가 보증금을 못 받은 채 이사를 한 이후에라도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가 유지됩니다.

전세자금 대출 만기 연장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보증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500여 명입니다.

국토부는 미가입자를 대상으로는 가구당 최대 1억 6천만 원을 연 1%의 저금리 대출 지원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내년 예산안에 1천660억 원을 반영했습니다.

경매 진행으로 머물 곳이 없는 이들을 위해선 HUG 강제관리 주택과 LH의 매입임대주택 중 공실을 활용한 긴급 거처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국토부는 또 현재 전세 피해지원센터를 다음 달 전세 사기 피해자가 많은 인천에도 추가로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서울 강서구에 센터 1곳이 있습니다.

피해지원 센터에선 무료 법률상담과 금융, 주거지원 상담을 해줍니다.

(사진=공동취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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