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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되게 해줄게" 10대 소녀 꿈 이용해 3년간 성 착취

유영규 기자

입력 : 2022.12.21 07:54|수정 : 2022.12.21 07:54


여성단체가 7년째 재판 중인 10대 청소년 성 착취 사건 피고인의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과 전남여성인권단체연합은 어제(20일) 오후 광주고등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5세 소녀를 3년 동안 성 착취한 가해자를 강력히 처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단체에 따르면 지난 2013년 A씨는 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에 '모델이 되고 싶은 사람'이라는 방을 만들어 당시 15살이었던 피해자를 유인했습니다.

A씨는 자신을 기획사 매니저라고 속인 뒤 사진작가를 소개해주겠다고 해놓고선, 자기를 사진작가로 소개해 1인 2역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성단체는 A씨가 피해자를 주위로부터 고립시켜 더욱 가해자에게 의존하도록 하는 전형적인 '온라인 그루밍'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A씨는 2015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 등 간음)으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항소했습니다.

2016년 9월 광주고등법원 항소심 재판부는 유사한 사건이 대법원에 있으니 그 결과를 보고 판결하겠다며 선고를 미뤘습니다.

5년 뒤 광주고법은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은 지난 4월 원심을 파기하고 다시 광주고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은 "위계에 의한 간음죄는 피해자의 연령, 행위자와의 관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파기 환송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여성단체는 "A씨는 성인도 속을 정도로 교묘하고 집요하게 피해자를 속여왔다"며 "사건의 본질은 모델이 되기를 바라는 피해자에게 이를 빌미로 거짓말을 해 오인·착각을 일으키고 간음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우리 사회가 아동·청소년을 성 착취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가해자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며 "고등법원은 가해자 엄중 처벌로 성 착취 피해를 근절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사진=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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