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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을 외국에서 보내달라"…우크라이나 에너지난 심각

손승욱 기자

입력 : 2022.11.20 09:47|수정 : 2022.11.20 09:47


우크라이나의 가장 큰 에너지 사기업 DTEK의 대표가 "전력난을 극복하기 위해 가능하면 올 겨울을 외국에서 보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영국 BBC에 따르면, 막심 팀첸코 DTEK 대표는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전력 수요 감축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여러분들이 앞으로 3개월 혹은 4개월간 다른 곳에 머무를 수 있다면 시스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DTEK은 우크라이나 전력의 4분의 1 이상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수개월간 러시아의 공습으로 전력발전소와 열병합발전소의 절반이 파괴돼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해 미사일 공격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겨울이 다가오면서 추위가 닥쳤지만 수백만 명의 국민들이 전력이나 난방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많은 지역에서는 계획에 따른 정전과 계획에 없는 단전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와 관련, 17일 "우크라이나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협상을 시작하기를 원치 않고 있고 타협점을 찾는 것도 거부하고 있다"며 "그 결과가 바로 이것(공습)"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서방국가 지도자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비군사 인프라를 공격하는 것은 전쟁범죄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팀첸코 대표는 러시아의 공격이 있을 때마다 시스템이 불안정해진다며 전력 소비를 감축하는 것이 시스템이 계속 돌아가도록 하는 데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해외 피란민들에게 이번 겨울 동안에는 귀국하지 말 것을 권고하기도 한 우크라이나 정부는 오븐이나 세탁기 등 가전제품의 사용까지 자제해 달라고 국민들에게 요청했습니다.

팀첸코 대표는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스템은 아직도 현재의 수요를 감당할만한 전력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하면서, 국민들이 나라를 떠나는 등 수요를 감축하는 데 기여해 준다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한 전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여러분(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전력 소비를 줄이면, 부상병들이 입원한 병원들에 전력 공급이 끊기지 않고 꾸준히 계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팀첸코 대표는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밀접한 역사적 관계 덕분에 과거에는 양국 에너지 기업들이 긴밀하게 협력했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현재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확보해 공격에 이용하고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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