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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행안위, '경찰국 예산 전액 삭감' 상정 놓고 40분 만에 파행

김용태 기자

입력 : 2022.11.16 15:27|수정 : 2022.11.16 15:27


여야는 오늘(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행안위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에서 단독으로 전액 삭감 의결한 내년도 경찰국 예산안 상정 여부를 놓고 충돌했습니다.

민주당은 경찰국 예산안을 비롯해 예산소위에서 의결된 예산안들을 회의에 상정하라고 요구했고,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에 대해 예산으로 저주하는 것"이라며 "절대 상정해서는 안 된다"고 맞섰습니다.

앞서 행안위 예산소위는 내년도 경찰국에 배정된 기본 경비 2억 900만 원과 인건비 3억 9천400만 원을 전액 감액해 의결했습니다.

민주당 행안위 간사인 김교흥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오늘은 여야 간사 간 합의했던 예산의결일이지만 행안위원장님과 국민의힘이 일방적으로 예산안을 상정하지 않았다"라며 "국회법에 따라 의결을 거친 예산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위원장과 국민의힘은 국회법에 따라 의결한 예산소위 결과를 존중해 2023년도 행안부 및 소관 기관의 예산안을 지금이라도 빨리 상정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같은 당 김철민 의원도 "경찰국 예산을 지키기 위해 다른 수많은 예산의 상정을 포기한다는 것은 국회의 의무를 저버린 게 아닌가"라며 "전체회의에 상정해 문제 되는 사안에 대해 다시 논의해달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간사 이만희 의원은 "합의·협치나 국회의 여러 소위의 기본적인 전통들이 깡그리 무시된, 다수의 힘으로 강행된 예산안"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의 예산안 심사내용은 '어떻게 하면 국정 발목을 잡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망신을 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재명 대표가 주장하는 내용을 떠받들어 예산안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에만 골몰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경찰국 예산은 그분들의 기본적인 인건비"라며 "월급도 주지 말고 일 시키라는 거냐"라고 반문했습니다.

김웅 의원은 "소위 표결이 위원들의 권한이라며 강행했다면 예산안을 상정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위원장의 권한"이라며 거들었습니다.

여야 입장차가 평행선을 달리자 회의장 곳곳에는 고성이 오갔습니다.

민주당 이성만 의원은 "우리는 경찰국을 법적·논리적으로 인정 못한다"며 "인정 못 하는 조직에 어떻게 예산을 붙여주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에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경찰국 예산 삭감은) 감정에 찬 '예산 갑질'이다. 이런 야당은 처음 본다"며 "치졸하다 못해 비루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채익 행안위원장은 위원장석 앞에서 양당 간사가 말싸움을 벌이자 결국 회의 시작 40여 분만에 정회를 선포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상정을 요구하는 야당 간사 김교흥 의원에게 "합의가 안 됐는데 어떻게 상정을 하느냐"며 같은 말을 반복했고, 김 의원은 "경찰국 예산 하나 때문에 나머지 모든 예산 상정이 안 되면 어떻게 하느냐"라고 항의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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