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미 중간선거 넘기는 북 핵실험…"기술적 필요성 따라 결단"

배준우 기자

입력 : 2022.11.08 05:22|수정 : 2022.11.08 05:22


미국의 중간선거(11월 8일)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북한이 제7차 핵실험 감행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미 당국은 그동안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모두 마쳤다고 평가해 왔습니다.

한국 정보당국은 특히 북한이 미 중간선거에 임박해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미 중간선거 당일에라도 북한이 핵실험을 하려고 한다면 할 수는 있겠지만, 미국의 대북 정책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북한 핵실험의 목적 중 하나라면 북한이 이번 중간선거라는 계기는 그냥 넘길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북한의 제7차 핵실험 가능성은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습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5월부터 자주 언급돼 왔습니다.

이후 미국의 메모리얼데이(5월 30일), 독립기념일(7월 4일) 등이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이 큰 시점으로 거론되다가 8~9월부터는 중국 당대회(10월 23일)가 끝나고 미국의 중간선거가 진행되는 그 사이가 유력한 핵실험 도발 타이밍으로 관측돼왔습니다.

하지만 한국 시간으로 이미 8일이 되면서 북한 입장에서 중간선거를 겨냥한 핵실험 도발은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선거 한복판에 핵실험을 해야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 실패를 부각하면서 미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일 수 있는데, 그런 시기를 지났다는 것입니다.

북한 김정은
이런 이유로 중간선거 이후에 대외적인 명분의 계기를 찾아서 도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동남아시아를 순방하는 이달 중순이 북한의 핵실험 시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2~13일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동아시아 정상회의, 15~16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할 예정입니다.

특히 G20 정상회의에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중 정상간 첫 대면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통해 국제사회에 충격 효과를 극대화하길 원한다면 G20 정상회의를 그 시점으로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럴 경우 중국 시 주석이 3연임을 확정하며 새로운 비전을 품고 처음 외국 방문에 나선 길에 핵실험을 강행했다는 점에서 중국의 반발을 살 수 있습니다.

또 미국에 대해서도 이미 중간선거가 끝난 시점에 미국의 대북강경정책을 촉발하는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이긴다면 북한·북핵 문제에 대한 정책 기조가 민주당보다 더 강경한 공화당이 의회 권력을 장악한 상황에서 핵실험 도발까지 하는 셈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정치적 측면에서의 도발 계기를 찾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핵실험 자체가 정치·군사적 함의도 있지만 이미 6차례나 핵실험을 한 북한 입장에선 기술적 성능에 대한 평가가 더 중요할 수 있는 만큼 만약 핵실험을 한다면 그 필요에 따라 할 것이란 의미입니다.

특히 전술핵으로 사용되는 소형 핵탄두 실험 필요성이 있다는 관측이 있는 만큼 그런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핵실험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한미가 북핵의 도발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고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전례 없는 고강도 대응을 예고한 것이 억지 효과를 발휘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미국 외교가에서는 국제정치적 요인이 아닌 북한 국내 기술적 요인 등이 핵실험 시기를 결정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