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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쇼] 공하성 "T자형 · 골목길 · 내리막길…도미노 효과에 희생 커져"

입력 : 2022.10.31 09:11|수정 : 2022.11.01 10:46


- 인파 몰리는데 안전·통제 요원 없어
- 좁은 T자형·내리막길에 도미노 효과
- 10겹 쌓이면 수톤 압박...심정지까지
- 경찰 200명? 안전 전혀 신경 안 쓴 것
- 주최없는 행사도 관리매뉴얼 갖춰야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9:00)
■ 일자 : 2022년 10월 31일 (월)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김태현 : 이태원 압사참사 사망자가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대규모 인파가 몰린 공연장이나 서울역 등에서 수차례 압사사고가 있었는데 이번 이태원 참사의 피해규모가 가장 크지요. 이번 사고가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진 이유는 무엇인지 저희가 전문가 연결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석대 소방방재학과의 공하성 교수님 전화로 연결됐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지요?

▶공하성 : 공하성입니다.

▷김태현 : 안녕하세요. 정확한 사고원인은 앞으로 조사를 해야 될 것 같고 관계당국에서도 지금 원인분석 중이라고 하는데 교수님 보시기에 지금까지 보도된 내용만 가지고 판단하시면 이번 압사사고가 어떻게 발생한 걸로 추정하시는 거지요?

▶공하성 : 일단 인파가 많이 몰린 장소에 안전요원도 통제요원도 배치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국민들의 안전의식도 그렇게 높지 않은 상황이고, 또 압사사고 당한 곳이 구조적으로 T자 형태의 골목길이었고 비탈길 내리막길이었고. 이런 상황에서 앞사람이 넘어지다 보니까 계속 인파가 위에서 쏠림현상에 의해서 겹겹이 쌓이는 이런 도미노 효과에 의해서 많은 사람이 희생된 것으로 보입니다.

▷김태현 : 좁은 골목길이잖아요. 한쪽에서는 밀고 한쪽에서는 막고 있는 상황인데 한 명이 넘어지니까 순식간에 다 넘어진 것 아닙니까? 이런 사고가 사전에 이거 좀 위험한데 하는 전조증상이라고 해야 되는 걸까요, 그런 게 좀 없나요? 막을 수 있었던 상황이라든지.

▶공하성 : 일단은 그 구조 자체가 어저께 이태원 사고현장에 가보니까 앞쪽이 바로 도로였어요. 큰 도롯길이었고, 앞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뒤에서 인파가 밀고 내려온다면 앞쪽에서는 더 이상 나갈 곳이 없기 때문에 넘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더라고요.

▷김태현 : 빠져나갈 공간이 적다라는 것이군요.

▶공하성 : 그렇습니다.

▷김태현 : 그러니까 인명피해가 컸던 것도 지형적 특성, 구조 이런 게 가장 큰 원인 중에 하나라고 보시는 겁니까?

▶공하성 :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쌓여 있는 상태에서 가슴이 눌려서 폐로 공급이 되지 않으니까 심정지가 발생했는데 소방서에서 빨리 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쌓여 있는 사람들을 빼내지 못해서 CPR을 바로 실시하지 못한 그런 상황이 발생한 거지요. 심정지 상태에서 CPR은 한 4~6분 내에 실시해야 사람을 살릴 수 있는데 그 시간이 지나가면 사람을 살릴 가능성이 희박하게 되는 것입니다.

▷김태현 : 앞서 교수님께서 사고원인 말씀하실 때 지형적 원인, 관리, 거기 있는 시민들의 안전의식 세 가지를 다 짚어주셨어요. 지형적인 특성은 말씀해 주셨고 관리는 문제는 어떤 점이 문제라고 보시는 건가요?

▶공하성 : 일단 공식적인 축제나 행사라면 관계당국에 사전신고를 하고 그럼 관계당국에서 지자체나 소방, 경찰에서 사전안전점검, 그리고 축제 당일에도 안전요원 이런 것들 다 배치하고, 또 주최 측에서도 이런 관리가 철저하게 보통 이루어지는 데 반해서 이번 행사는 주최 측이 없는 그런 행사다 보니까 주최 측에서 안전요원도 배치하지 않을 뿐만 아니고 지자체에서도 이런 것들이 되게 소홀했던 것 같아요.

▷김태현 : 안전요원이 사전에 배치됐으면, 예를 들어서 통 길이 막혔을 때 우측통이나 좌측통행 이런 식으로 정리를 줄 수 있었을 거 아니냐 이런 취지이신 건가요?

▶공하성 : 네, 상황에 따라서 일방통행으로 만들 수도 있고.

▷김태현 : 일방통행으로 아예.

▶공하성 : 네, 이런 조치를 했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것들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김태현 : 좀 조심스러운 얘기일 수도 있는데 안전의식 결여라는 말씀은 어떤 취지에서 하신 말씀인 거지요?

▶공하성 : 안전의식은 단기간에 높인다는 게 상당히 쉽지가 않은데 일단은 질서만 잘 지켰더라도 이런 일들은 충분히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서로 밀고 밀치고 이런 것들이 사실은 기본적인 질서를 지키지 않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발생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것만 지켰어도 이런 사고는 발생되지 않았을 텐데 좀 안타까움이 있고요. 교육 측면에서 보면 아까 말씀드렸듯이 심정지 환자에게 가능하면 즉시 CPR을 실시해야 되는데, 그러면 소방관이 오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는 것입니다.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CPR을 실시하고 조치를 취해야 되는데 그런 사람들이 일부 있기는 했지만 참여인원이 너무 부족했다 이런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 얘기 좀 들어보니까 앞에서 사람이 차례로 넘어지면서 몇 겹씩 쌓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는데 만약에 이 정도라면 맨 밑에 깔려 있는 분들이 받는 압력은 어느 정도라고 봐야 되지요?

▶공하성 : 보통 한 10겹만 쌓인다고 해도 수톤 이상은 충분히 갈 겁니다. 그 정도가 되면 복부나 가슴에 강한 압박이 가해져서 심정지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김태현 : 그런 상황이라면 자력으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뭐 이런 건데 만약에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러면 어떻게 대처하는 게 최선이지요?

▶공하성 : 이런 상황은 워낙 사람들이 많이 밀집을 해서 이런 조치들도 사실은 잘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이 되는데 최대한 몸을 옆으로 돌려서 움츠려서 머리와 가슴을 보호하고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그리고 중앙보다는 가장자리가 압박을 보다 적게 받기 때문에 가장자리로 굴러서라도 빨리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런 조치도 취해야겠습니다.

▷김태현 : 뉴스에 공개된 영상 보면 119 구급대원들이 도착해서 밑에 깔리신 분들을 꺼내려고 하는데 잘 구조가 안 되는 그런 영상을 아마 교수님도 보셨을 겁니다. 많은 청취자분들도 보셨을 건데 이게 구조대원들 얘기는 피해자들이 다리가 엉켜서 구조하기가 어려웠다 뭐 이런 얘기들을 하시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구조매뉴얼 같은 게 있나요?

▶공하성 : 기본적인 매뉴얼은 먼저 깔린 사람을 꺼내는 게 맞는데 그게 사실상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하면 뒤쪽으로 돌아가서 넘어져 있는 그 사람들을 일으킨 다음에 조치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번 상황을 보면 도로 앞에 소방관이 빨리 도착을 했는데 앞쪽에 사람이 빠지지 않으니까 뒤쪽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워낙 인파들이 많으니까 뒤쪽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공간조차도 없었던 것입니다.

▷김태현 : 어제 심한 인파가 몰릴 걸로 예상은 됐다는 거잖아요.

▶공하성 : 그렇지요.

▷김태현 : 그런데 어쨌든 안전조치가 완벽하게 마련 안 된 것 같고 외신들도 이런 부분도 지적하는 것 같은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공하성 : 안전조치가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뭐 200여 명이 있었는데 그것도 마약 단속이라든가 이런 것에 관해서만 했지 전혀 안전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은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김태현 : 그런데 어저께 행정안전부 발표를 보니까 예년과 비교해서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건 아니다.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다 뭐 이런 얘기였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공하성 : 일단 이태원 거리 자체가 좁은 골목길이 많고 비탈길이 상당히 많더라고요. 예전에 이런 큰 사고가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안전사고라는 것은 언제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에서는 주최 측이 있든 없든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통제도 하고 그런 조치를 충분히 취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김태현 : 주최 측 있는 행사 같은 경우에는 안전매뉴얼이 있으니까 경찰과 지자체가 그 매뉴얼을 작동한다는 건데 어제는 주최 측이 없는 행사니까 매뉴얼이 작동 안 됐다는 거잖아요.

▶공하성 : 그렇지요. 매뉴얼이 없는 거지요.

▷김태현 : 그러면 앞으로 주최 측이 없는 행사가 벌어질 때도 그러면 관련 지자체하고 경찰에서 원래 주최 측 있는 행사의 매뉴얼을 그대로 또 가동해야 된다 뭐 이렇게 해야 되는 건가요?

▶공하성 : 군중이 일정 이상 많이 몰리는 곳에서는 주최 측이 있든 없든 안전관리 매뉴얼을 적용해서 보완조치를 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김태현 : 여의도에 불꽃축제도 있고 벚꽃축제도 있고 각종 지자체에서 하는 행사가 많고, 행사나 축체 있을 때마다 사람이 많이 몰리지 않습니까? 그 행사에 참여하는 시민들 입장에서 주최 측이 있어서 질서 통제를 하든 안 하든 내 몸은 내가 지킨다는 차원에서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 가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우리가 뭘 해야 될까라는 조언 한마디 해 주신다면요.

▶공하성 : 일단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은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고요. 특별히 밀리고 이런 상황이라면 즉시 그 자리를 떠나는 것이 안전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공하성 교수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공하성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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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김태현의 정치쇼]

김태현의 정치쇼 (시간 수정/오전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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