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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3일간의 폭행…사이버 괴롭힘까지

손기준 기자

입력 : 2022.10.19 19:27|수정 : 2022.10.19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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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진주 촉법소년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이후, 여러 곳에서 피해 사례를 알려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저희 취재진이 찾은 곳은 경기도 수원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을 한 학년 위 상급생들이 집단으로 폭행하고 이것도 모자라 사이버상에선 극단적 선택까지 부추겼다는 제보가 들어왔는데 한 번 확인해보겠습니다.

올해 초등학교 5학년인 A군.

웃음이 많고 친절해 지난해는 학급회장도 맡았고, 태권도를 좋아하던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3월 사건 이후 다른 아이가 됐습니다.

3월 11일 금요일 오후였습니다.

자전거를 타던 A군에게 6학년 형들이 말을 걸어왔습니다.

[A군 : '야 일로 와봐'라고 불렀어요. 자기가 여기 학교에서 제일 싸움 잘한다고. 누가 더 센지 보자고 하면서 싸우자고 했어요.]

이 무리 가운데 B군은 다짜고짜 A군을 때렸고, 다른 학생들은 둘러싸고 구경을 했습니다.

12일 토요일에도 B군 일행에게 끌려다닌 A군.

B군은 A군에게 6학년 여학생에게 욕설하라고 강요했습니다.

[A군 : 'XXX야' 하라고 시켰어요. (욕) 안 하면 죽여버린다고 했어요. (그냥 죽여버린다고?) 네.]

영문을 모르던 여학생들이 근처 구석으로 A군을 몰아넣고 왜 욕을 하냐고 따졌고, 이 과정에서 A군의 팔이 한 여학생의 신체에 닿았습니다.

B군 일행은 A군을 또 폭행하고 A군의 신용카드로 편의점에서 음식을 사 먹기도 했습니다.

그날 밤 B군은 온라인 단체 대화방에 A군을 초대했습니다.

대화방에는 B군 일행과 낮에 마주친 여학생 등 9명이 있었습니다.

대화방에서 B군은 'A군이 신체 접촉을 좋아하더라'며 성추행 가해자로 몰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학생들도 동조했고, 4시간 넘게 사과를 강요했습니다.

참다못한 A군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자 종용하기까지 했습니다.

[A군 어머니 : 이렇게 너희가 안 믿어줄 바에는 내가 차라리 죽어버리는 게 낫다, 이렇게 얘기를 한 거예요. 그래서 애는 너무 힘들어서 실제로 옥상에 올라가려고 그랬대요.]

13일 일요일에도 B군 일행은 A군을 불러내 이번엔 '성추행을 사과하라'며 폭행했습니다.

A군을 학교폭력 신고센터에 성추행 가해자로 신고까지 했습니다.

[A군 어머니 : 117에다가 ○○가 신고를 한 거죠. 그래서 우리 아이를 바꿔달라고 그랬대요. '아니다' 라고 얘기하려고 그랬더니 ○○가 옆에서 또 때리더래요.]

경찰이 집으로 찾아온 뒤에야 A군의 어머니는 그동안 있었던 일을 알 수 있었습니다.

병원에 데려가 보니, 사흘간 폭행으로 A군의 왼쪽 무릎은 골절돼 있었습니다.

학교에도 범행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교육지원청은 가해 학생 9명에게 각기 다른 처분을 내렸는데, B군에겐 출석정지 10일이었습니다.

경찰은 지난달 B군 등을 기소 의견으로 수원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했습니다.

SBS 손기준입니다.

(취재 : 손기준 / 영상취재 : 김세경, 최대웅, 윤 형, 양지훈 / 영상편집 : 이승진 / CG : 강경림, 엄소민, 조수인 / 제작 : D뉴스플랫폼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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