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시진핑 규탄'하던 남성, 중국 영사관 끌려가 집단 구타 당해

영국 맨체스터 주재 중국 영사관 앞에서 반중시위를 하던 남성이 영사관 안으로 끌려 들어가 집단 구타 당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현지시각 16일, 중국 시진핑 주석 규탄 시위대는 영국 맨체스터 영사관 정문 바로 옆에서 "천멸중공(하늘이 중국 공산당을 멸할 것)" 등의 글이 적힌 현수막과 시 주석 풍자화 등을 내걸고 시위에 나섰습니다.

시위가 진행되던 중, 중국 영사관에서 8명 가량의 관계자가 뛰쳐나와 팻말을 파손하고 시위에 나섰던 홍콩 출신 남성 1명을 영사관 내부로 끌고 들어갔습니다.

당시 일부는 헬멧과 마스크 등 보호구를 착용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영사관 정문 안쪽으로 남성을 끌고 간 뒤, 주먹을 날리고 발길질을 하는 등 집단 구타를 시작했습니다.

현장에 있던 영국 경찰은 영사관 진입을 주저하다가 결국 안으로 진입해 폭행당하던 남성을 밖으로 끌어냈습니다.

빈 협약 등에 따라 자국 영토라도 영사관 내엔 상대국 동의 없이 진입할 수 없습니다.

집단 구타를 당한 피해자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본토 사람들이 영사관에서 나오더니 포스터를 훼손하고, 나를 안으로 끌고 들어가 마구 때렸다"며, "어처구니가 없다. (영국에서는)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든 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중국 영사관 측은 "정문에 중국 국가주석을 모욕하는 초상화가 내걸렸다. 이는 그 어떤 대사관·영사관에서도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맨체스터 경찰이 관련 내용 파악을 위한 조사에 나선 가운데, 영국 총리실은 대변인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습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