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산 국내 아파트 3만 채…중국인이 62% 샀다

최근 7년 동안 국내 아파트에 대한 외국인 매입 건수가 3만 건, 이 가운데 62%가 중국인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국인 아파트 매입은 집값이 고공행진 하던 2020년 정점을 찍은 뒤 외국인 투기 논란이 본격화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7년 8개월간 외국인이 사들인 전국 아파트는 총 2만9천792건에 달했습니다.

이 가운데 중국인의 매입 건수가 1만8천465건으로 전체의 62.0%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미국인은 5천855건으로 19.6%였고, 기타 국적의 외국인이 산 경우는 5천472건으로 18.4%를 차지했습니다.

외국인의 국내 아파트 매입 건수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국토부는 외국인 토지 거래 현황의 경우 매월, 보유 현황은 6개월 주기로 공개하지만,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 보유·거래 공식 통계는 생산·공표하지 않았습니다.

양 의원실에 따르면 2015년 2천979건이던 외국인 전국 아파트 매입 건수는 2016년 3천4건, 2017년 3천188건으로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2018년부터 3천697건, 2019년 3천930건으로 소폭 증가 추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다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 2법 시행까지 겹치며 집값과 전셋값이 크게 뛰기 시작한 지난 2020년에는 외국인 매입 건수가 5천640건으로 전년 대비 43.5% 급증했습니다.

2019년 말부터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한도가 강화되고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15억원 초과 주택담보 대출이 금지되는 등 고강도 금융 규제로 내국인의 주택 매입은 어려워진 반면 이런 규제를 받지 않는 외국인들의 아파트 매입은 대폭 증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난해는 외국인 투기 논란 속에 4천931건으로 전년보다 소폭 줄었고, 올해는 8월까지 매수가 2천423건에 그쳤습니다.

2015년 이후 외국인이 사들인 아파트 중 중국인의 매입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울산으로 87.0%에 달했습니다.

이어 충남(80.6%), 제주(79.2%), 충북(77.4%), 인천(73.6%) 등의 순입니다.

이에 비해 서울은 전체 외국인 아파트 매입 건수(5천3건) 가운데 1천605건을 사들인 중국인(32.1%)보다는 1천858건을 매입한 미국인(37.1%) 비중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국 시·도 가운데 중국인보다 미국인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높은 지역은 서울이 유일했습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은 내년부터 외국인 주택 보유·거래 통계를 국가승인통계로 공표할 예정입니다.

최근 2년 새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사이 내국인과 외국인 부동산 매입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거세지며 통계의 중요성이 커진 영향입니다.

국토부는 올해 4분기 안에 외국인 주택 거래 관련 통계를 시범 생산하고, 내년 1분기 중 국가승인통계로 공표할 방침입니다.

국토부는 이와 더불어 지난 6월부터 법무부와 국세청, 관세청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외국인의 투기성 부동산 거래에 대한 첫 기획조사를 진행중입니다.

기획조사 대상은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전국에서 이뤄진 외국인의 주택 거래 (분양권 포함) 2만28건 가운데 투기성 거래로 의심되는 1만145건입니다.

정부는 이달 말 합동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외국인 투기 방지 대책도 함께 발표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