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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가 잠수함?' 북한, 저수지에서 SLBM 발사

유영규 기자

입력 : 2022.10.10 10:31|수정 : 2022.10.10 15:30


북한이 이번에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잠수함이 아닌 저수지에서 발사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군사전문가들은 저수지에서 SLBM을 발사한 국가가 없다면서 남측의 미사일 요격체계인 '킬체인'을 회피하고자 열차에 이은 새로운 미사일 발사 플랫폼을 개발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오늘(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북한군 전술핵 운용부대·장거리 포병부대·공군 비행대의 훈련을 모두 현장 지도했다면서 관련 사진 수십 장을 공개했습니다.

공개된 사진에는 '미니 SLBM,' 북한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KN-23), 화성-12형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초대형 방사포 발사와 이를 현장에서 참관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특히 지난달 25일 새벽 서북부 저수지 수중발사장에서 전술핵탄두 탑재를 모의한 탄도미사일발사 훈련이 진행됐다고 북한은 주장했습니다.

저수지로 보이는 곳에서 미니 SLBM이 솟구치는 장면이 공개된 사진에 나왔습니다.

당시 우리 군은 북한이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차량형 이동식발사대(TEL)에서 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북한은 SLBM을 내륙 저수지에서 쐈다고 스스로 알린 겁니다.

북한이 SLBM을 바다가 아닌 내륙 저수지에서 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지난번 기차에서 발사한 것은 옛날 러시아에서도 나온 것이지만, 저수지에서 수중발사했다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어쨌든 발사 징후, 준비하는 걸 보여주지 않으려고 별짓을 다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북한 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하면 킬체인으로 대응하겠다고 하니 발사 징후를 탐지하지 못 하도록 별별 아이디어를 내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내륙 저수지에 바지를 설치해 콜드 론치 방식으로 쏜 것으로 보인다"며 "신포 인근 해상이 아닌 곳에서 쏜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콜드 론치란 수중에서 고압 장치로 SLBM을 수면 위로 밀어 올린 뒤 미사일의 엔진을 점화하는 발사 방식입니다.

지금까지 북한은 조선소와 연구소 등이 몰려 있는 신포 일대 해상·수중에서 SLBM 발사를 실험했습니다.

북한이 SLBM을 내륙 저수지에서 발사할 수 있다는 건 우리 군의 북한 SLBM 탐지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이와 함께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사진 속 IRBM 화성-12형도 신형일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사진에 나온 화성-12형은 탄두부가 짧고 뭉툭해졌으며 보조엔진 없이 주엔진만으로 비행이 가능한 형태로 볼 때 신형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이날 화성-12형을 정상각도(32도)로 발사해 4천500여㎞를 비행한 항적을 그린 지도를 공개하고 빨간색으로 정점, 재진입 지점, 최종 낙탄 지점을 표시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10월 4일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지속되고 있는 조선반도의 불안정한 정세에 대처하여 적들에게 보다 강력하고 명백한 경고를 보낼데 대한 결정을 채택했다"며 "신형 지상대지상 중장거리 탄도미싸일로 일본 열도를 가로질러 4,500㎞계선 태평양 상의 설정된 목표수역을 타격하도록 하였다"고 밝혔습니다.

(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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