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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코카잎 없애려 밀림 훼손하며 기후위기 개선? 위선"

유영규 기자

입력 : 2022.09.21 08:00|수정 : 2022.09.21 08:00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코카잎을 없애려고 숲에 불을 지르고 독성 제초제를 뿌리면서 기후위기를 개선하자는 말들은 위선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페트로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첫날 연설을 통해 "마약과의 전쟁과 기후 위기와의 싸움은 실패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마약과의 전쟁'은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1970년대 초반 사용한 표현입니다.

마약 사범의 강력한 단속과 처벌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의미합니다.

이 마약 억제 정책을 '비합리적'이라고 규정한 페트로 대통령은 코카인 제거가 아닌 소비 억제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마약 사용을 줄이는 것'은 전쟁이 필요하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페트로 대통령은 "많은 이들이 밀림에 글리포세이트(제초제) 같은 독을 뿌리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며 "그러는 동안 우리의 구세주 같은 제 조국의 아름다운 정글이 마치 멸종해야 할 잡초들의 온상처럼 인식됐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를 '살리려는 정글이 동시에 파괴된다'고 묘사한 그는 "정글을 구하자는 연설보다 더 위선적인 것은 없다"며 "코카 식물을 파괴하는 데 몰두하는 동안 중남미에서 100만 명이 죽었고, 북미에서 200만 명이 투옥됐다"고 덧붙였습니다.

페트로 대통령은 단속 일변도의 마약 대응 정책 패러다임을 대체 작물 재배로 유도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모두 더 나은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아마존 밀림을 지키기 위한 기금 마련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콜롬비아에서는 전 세계 코카인의 절반가량이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주로 미국과 유럽으로 흘러 들어갑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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