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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반품비 30만 원"…배보다 배꼽이 더 큰 해외 구매대행

한지연 기자

입력 : 2022.09.02 09:40|수정 : 2022.09.0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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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 소식 쉽게 풀어주는 한지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온라인 등을 통해서 해외에서 직접 물건을 구매하는 해외 직구 시장이 많이 커졌는데요, 구매대행도 그만큼 많이 쓰고 있죠. 그런데 소비자들의 불만 신고를 조사한 결과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특히 과도한 반품비로 속앓이 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는데요, 저도 해외 구매대행으로 3만 원 정도 하는 옷을 샀다가 반품비용으로 2만 원 넘게 쓴 적이 있습니다. 다들 한 번쯤 겪는 일이죠.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3년간 네이버와 쿠팡 같은 오픈 마켓의 해외 구매대행 불만 신고 3천500건 정도를 분석했더니, 상품 품질이나 AS에 대한 불만, 취소나 환불, 교환이 잘 안 된다는 불만도 꽤 많았지만, 위약금이나 수수료를 부당하게 청구한다는 불만이 28%를 넘어서 가장 컸습니다.

반품비용이 많이 든다는 걸 알면 사기 전에 좀 더 신중해지거나, 구매를 포기할 수 있잖아요.

법상으로는 사업자는 반품비용을 소비자가 알기 쉽게 표시해야만 하지만, 실제는 미흡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6개 오픈 마켓 내 입점한 사업자의 상품 240개를 조사했더니 반품을 신청한 시점에 내 상품이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서 반품 비용 차이가 있는 데도 그걸 구분하지 않은 상품이 232개로 거의 대부분이었고요.

21개는 반품비용을 아예 표시하지 않거나, 한 상품에 다른 2개의 반품 비용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물건을 반품하려는 소비자들이 가장 불만족스러운 건 결국에는 반품 비용일 것 같습니다. 조사해 보니까 해외직구 반품비용 대체적으로는 얼마나 된다고 하던가요?

<기자>

네, 상품 종류와 관계없이 천차만별이었는데요, 적은 건 국내배송비 정도인 2천500원 밖에 안 들었고요.

많은 경우 40만 원까지 나왔습니다. 평균으로 따지면 6만 1천400원 정도입니다.

반품비가 10만 원 이상인 경우는 5개 중 1개꼴로 나왔고요.

상품 가격 대비 반품비를 봤을 때 반품비용이 상품 가격보다 비싼 경우도 33.3%에 달해 가장 많았습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인데요, 반품 시 소비자가 돌려받는 금액이 없거나 오히려 추가로 내야 해서 손해를 보는 거래 조건이 걸린 경우입니다.

좀 심한 예를 들어보자면 가격이 2만 5천600원인 블루투스 이어폰을 반품비용 30만 원으로 책정한 경우도 있었고요.

7천100원인 미용 보조도구를 사면 반품 시 20만 원의 돈을 써야 했습니다. 반품하지 말라는 이야기죠.

상품 가격 대비 반품비용이 최대 28배가 넘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반품비용이 생각보다 낮은 상품도 있었는데요, 53만 7천 원짜리 골프채는 반품비용이 5천 원이었고요.

전자동 커피 머신은 상품 가격이 133만 원인데, 반품 비용을 1만 원 받았습니다.

반품비가 들쑥날쑥한데 소비자들이 헷갈리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반품비에 대한 정확한 내역을 공개하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반품 비용으로 속앓이 하지 않으려면 결국에는 소비자들이 좀 똑똑해져야 되겠습니다. 해외직구나 구매대행 이용하기 전에 이것만큼은 꼭 알아야 한다, 이런 게 있을까요.

<기자>

해외 구매대행 반품비도 물건에 하자가 있으면 판매업자가, 단순변심이면 소비자가 부담하는 건데요, 반품비가 많다 적다를 판단할 수 있는 건 사업자가 수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경비로 입증할 수 있습니다.

해외배송 제품은 배송비가 많이 들죠. 비행기나 배를 이용한 운송료와 수입세금 같은 것도 붙습니다.

배송비 자체가 구매를 결정짓는 중요한 조건이라서 전자 상거래법상 온라인 판매업자는 관련 내용을 소비자에게 고지를 해야 하는 부분이고요.

소비자는 구매 시 배송비뿐 아니라 반품 시 해외 배송료와 관련한 내용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해외 배송료에 대한 고지가 없는데 제품을 구입했거나 구매할 때 부담하지 않았던 해외 배송비를 반품비에서 특별히 요구한다면 소비자는 사업자에게 제품 수입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한 입증을 요구하거나 물품 반송 관련 정보의 제공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또 해외 구매대행 이용 전에 국제 거래 소비자 포털에 있는 주의사항도 살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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