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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남 태안반도 천수만에 대규모 태양광 단지가 추진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천수만은 철새도래지인데다 우량 농지여서 현지 반발이 큰데요. 여기에 국가 심의를 피하기 위해 소규모로 쪼개기를 신청한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강진원 기자입니다.
<기자>
서해안 AB 지구 부남호 근처 광활한 간척지.
30여 년 전 바다를 막아 인공 호수와 농경지를 만들어 철새와 인간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평화롭던 이곳 천수만 간척지 일대가 요즘 시끄러워졌습니다.
동시다발적으로 대규모 태양광 발전 단지가 추진되면서부터입니다.
올 초 태양광 업체들이 태안군 남면에 태양광 발전소를 짓겠다고 대거 신청해왔습니다.
가장 큰 202MW를 비롯해 32MW와 40MW급에 전체 면적 172만㎡, 축구장 240개 규모며, 신청이 임박한 대단지도 하나 더 있습니다.
특히 단일 발전 규모가 3MW를 넘을 경우 국가 전기위원회 심의대상인데 이를 피하기 위해 2.9MW로 쪼개기 신청한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문제는 이곳이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이며 황새의 자연 방사지로 지정된 곳이라는 점입니다.
야생생물 보호지구인 부남호와 1.5km 거리에 태양광발전이 시작되면 철새와 황새들은 낙원을 잃게 됩니다.
[권경숙/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황새 서식지로서 아주 적합한 곳이고 실제로 번식을 하고 있고, 이곳에 태양광 발전이 들어온다는 것에 문제를 하나 지적하고 싶어요.]
또 우리나라 논 면적의 1%를 차지하는 농업기지면서 절대 농지인데다 토질이 우수한 곳이라 주민들도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최종 허가권자는 산자부와 충남도.
태안군은 지역 의견을 수렴해 두 기관에 제출할 예정으로 반대하는 주민과 신재생에너지의 메카를 꿈꾸는 군의 입장을 감안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김기만/태안군 경제진흥과장 : 환경과 농업진흥지역에 대한 타용도 일시 사용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에 허가 관청인 충청남도와 산업부에 의견을 종합적으로 제출토록 하겠습니다.]
업체들이 높은 임대료 등을 제시하며 주민들과 물밑 접촉에 나선 걸로 전해진 가운데 개발과 보존을 둘러싼 충돌이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