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서방 제재 와중 러시아산 석탄 · 가스 꾸준히 수입"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 제재를 받는 와중에 한국이 러시아산 화석연료를 17억 달러(약 2조 2천70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는 추정이 나왔습니다.

오늘(22일) 핀란드의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24일부터 7월 말까지 약 5개월간 한국, 일본, 타이완이 얼마나 러시아에서 화석연료를 수입했는지 추적해 이같이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이들 동아시아 3개국이 이 기간 사들인 러시아 화석연료는 총 55억 달러(7조 3천500억 원) 규모로, 일본이 이 중 26억 달러(3조 4천700억 원)로 가장 많았습니다.

한국은 17억 달러, 대만은 타이완은 12억 달러어치를 각각 사들인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한국이 사들인 화석연료는 각각 석탄 6억 5천600만 달러, 액화천연가스(LNG) 2억 400만 달러, 원유 8억 8천900만 달러였다고 이 단체는 집계했습니다.

CREA는 한국과 관련해 "한국이 수입하는 석탄이 3월부터 6월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7월에는 전월보다 58% 감소했다"면서 "이는 한국이 서방 제재에 부응하려는데 따른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 원유 수입과 관련해서는 "한국은 국내 수요뿐만 아니라 중국행 재수출용으로도 러시아 원유를 상당히 의존한다"면서 "전쟁 발발 5개월이 되면서 여수항은 러시아 원유를 수입하는 전세계 항구 중 5번째 규모였다"고 짚었습니다.

또 한국의 LNG 수입과 관련, 4월 들어 전월보다 50% 줄어든 이후 7월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6월에는 수입이 없었는데, 시설 보수 또는 계절적 요인 등이 이유일 가능성이 있다고 이 단체는 설명했습니다.

이들 3개국을 포함해 전세계로 보면 5개월간 러시아산 화석연료를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는 중국이었고 독일, 네덜란드, 튀르키예, 이탈리아, 폴란드, 인도 등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 20위, 일본 12위, 타이완은 24위입니다.

CREA는 한국, 타이완, 일본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국가라면서 "화석연료는 러시아군 증강과 침공의 주요 조력자"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산 화석연료 수입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것은 국가들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움직임 중 하나"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상대로 원유 수입 금지를 포함한 경제 제재를 가했습니다.

미국은 3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아예 금지했고, 유럽연합(EU)은 올해 12월 5일까지 해상을 통한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 내년 2월 5일까지는 석유제품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송유관을 통한 원유 수입은 제재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이어 EU는 8월22일부터 러시아산 석탄의 직간접 수입과 운송, 이와 관련한 금융 서비스를 금지하는 제재를 4월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EU가 40%를 의존하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는 올해 말까지 수입량을 3분의 1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을 뿐 완전한 제재는 합의하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