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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서 선돌 500개로 이뤄진 거석단지 발견…"유럽 최대급"

유영규 기자

입력 : 2022.08.19 12:02|수정 : 2022.08.19 12:02


스페인 남부에서 500개가 넘는 선돌로 이뤄진 대규모 거석단지가 발견됐습니다.

고고학자들은 이 거석단지가 유럽 최대의 문화유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프랑스 공영방송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스페인 최남단 과디아나강 인근 우엘바의 약 6㎢ 넓이의 부지에서 거석단지가 발견됐습니다.

이 부지는 당초 아보카도 농장으로 쓰일 예정이었지만, 우엘바 당국이 농장 허가를 내주기 전 고고학적 가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조사에 들어가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선사시대 기념물인 선돌은 자연석 혹은 이를 일부 가공한 약 2∼10m 높이의 돌기둥을 말합니다.

주로 신앙의 대상이나 족장의 위력을 과시하는 데 쓰였고, 무덤 근처나 마을 어귀에 세워져 경계를 표시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연구진은 한 고고학 학술지에 기고한 글에서 이 거석단지가 높이 1∼3m 높이의 선돌 526개가 서 있거나 땅에 누워있는 형태라고 밝혔습니다.

같은 곳에서 선돌 외에 고인돌, 석관 등도 발견됐으며, 보존상태가 좋아 고고학적 연구 가치도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알칼라대의 프리미티바 부에노 선사학과 교수는 "열석(列石), 환상열석(環狀列石), 고인돌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며 "흔치 않은 경우"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는 "가장 인상적인 것은 다양한 형태의 거석이 한곳에 모여 있는데 보존상태도 좋다는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열석은 선돌 여러 개가 한 줄로 나란히 세워진 형태, 환상열석은 원형으로 늘어선 형태를 말합니다.

우엘바대의 호세 안토니오 리나레스 교수는 "이베리아반도에서 가장 대규모로, 다양한 선돌이 모여있는 곳"이라며 이들 선돌이 기원전 6천 년 또는 5천 년 후반기에 세워졌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부에노 교수는 "땅속 깊이 묻힌 돌들이 많아 조심해서 발굴해야 한다"며 "2026년까지 발굴 작업이 계속되겠지만, 올해나 내년 초에 일부 부지가 방문객들에게 개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존에 알려진 가장 유명한 거석단지는 프랑스 북서부의 카르나크 유적지로, 약 3천 개의 선돌이 모여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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